판사가 연쇄 빈집털이범 용기 있다고 칭찬했다가

판사가 연쇄 빈집털이범 용기 있다고 칭찬했다가

입력 2012-09-07 00:00
수정 2012-09-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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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판사, 절도범 용기 칭찬했다가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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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털이 연쇄 절도범의 범행을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언급한 판사의 판결로 영국 법원이 발칵 뒤집혔다.

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티스사이드 형사법원의 피터 보워스 판사는 절도사건 판결에서 피고인을 이같이 두둔해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보워스 판사는 지난 4일 빈집털이 절도범 리처드 로치퍼드(26)에 대한 판결에서 “누군가 다른 사람의 집에 강도로 침입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피의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불렀다.

보워스 판사는 “교도소가 범죄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워스 판사는 절도범 로치퍼드에 대해 빈집털이 절도 두 건 등의 범죄를 인정해 2년 간의 약물중독 치료 및 보호감호 처분과 함께 200시간의 노역 처벌을 선고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국 사법행정 고충처리기구에 불만 신고가 쏟아지는 등 법조계 안팎에서는 비난 여론이 고조됐다.

사법행정 고충처리기구 대변인은 “보워스 판사의 부적절한 언급과 관련해 여러 건의 불만 의견이 접수돼 감찰규정에 따라 진상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총리까지 거들고 나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I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떤 맥락에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지만, 절도는 결코 용감한 일이 아닌 비겁한 행위며, 증오스런 범죄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캐머런 총리는 또 “절도는 폭력적인 범죄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당해본 사람이라면 심각한 폭력성을 느낀다”며 “정부가 강도 사건의 정당방위 보호를 강화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사건 피해자 마크 클레튼은 “절도범의 행동을 어떻게 용기 있다고 두둔할 수 있겠는가”라며 “판사의 이번 발언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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