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강서 빼돌린 고3 개인정보 대학에 팔렸다

인강서 빼돌린 고3 개인정보 대학에 팔렸다

입력 2012-07-17 00:00
수정 2012-07-1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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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일부학교 학생유치용 연락처 수요 파악

“○○직업전문학교입니다. 우리 학교를 선택한다면 졸업 후 취업은 100% 보장합니다.” 지난 1월 입시생들의 휴대전화에 똑같은 내용의 학교 홍보 문자메시지가 쏟아졌다. 개인정보 판매상으로부터 고3 수험생들의 개인정보를 입수한 직업전문학교 측이 동시다발적으로 보낸 메시지이다.

고등학생 수십만명의 개인정보를 브로커로부터 사들여 홍보 및 신입생 모집에 활용한 직업전문학교 관계자와 개인정보 판매상이 적발됐다. 검찰은 서울 소재 모 대학 등 일부 종합대도 같은 방법으로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입수한 단서를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윤해)는 대학교 및 직업전문학교 등에 고3 수험생 11만여명의 개인정보를 판매한 고모(48)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고씨로부터 개인정보를 사들인 서울 R직업전문학교 이사 김모(34)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고씨는 지난해 9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개인정보 판매상 정모씨에게 400만원을 주고 중국 해커가 수집한 고3 학생 11만여명분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등이 담긴 USB를 건네받았다. M사, E사 등 국내 유명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저장된 학생들의 개인정보였다. 고씨는 국내 대학 및 직업전문학교 등에서 고3 수험생들의 개인정보를 필요로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소문 끝에 정씨와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이렇게 입수한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김씨 등 대학과 직업전문학교 관계자 4명에게 65만~450만원씩 총 1000여만원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로부터 개인정보를 매입한 곳은 R직업전문학교 외에 서울 소재 K대, I직업학교, D학원 등이다.

김씨는 학생모집이나 대학홍보 등에 관한 각종 광고 글을 학생들의 이메일이나 휴대전화로 발송했다. 정원을 채우기 위한 학교 측의 홍보에 불법입수한 개인정보가 사용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학교 외에 추가로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사들인 곳이 있는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2012-07-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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