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인하 핑계 실습예산·장학금 대폭감액

대학, 등록금인하 핑계 실습예산·장학금 대폭감액

입력 2012-02-16 00:00
업데이트 2012-02-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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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상여.후생비 증액 대조… 도서구입비 가위질도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생색내기’수준에서 인하해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재원부족을 핑계로 실험실습비나 장학금 등 학습, 학생복지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2012학년도 예산을 편성해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아직 예산을 확정하지않은 대학들도 교직원 예산에 비해 학생 관련 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틀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등록금 인하와 관련한 ‘꼼수’의 후속판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15일 경기지역 A대학의 ‘2012년 자금예산서’에 따르면 이 대학은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5.2% 인하하기로 하면서 도서구입비를 지난해 6억3천만원에서 올해 5억3천만원으로 1억원 이상 줄였다.

학부별로 편성된 실험실습비는 지난해 9억9천만원에서 10%가량 감소한 9억원으로 잡았다.

도서관, 기숙사 등 교육환경과 관련된 건물 관리비는 지난해 17억여원에서 올해 9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

학생관련 지출항목을 등록금 인하폭보다 훨씬 많이 줄인 것이다.

반면 교직원 상여나 복리후생비는 오히려 늘리거나 지난해와 비슷하게 책정했다.

교원상여금은 지난해 17억2천만원에서 올해 18억7천만원으로 1억5천만원가량 늘렸고, 직원상여금도 올해 8억5천만원으로 지난해 7억7천만원보다 7천여만원 높여잡았다.

체력단련비 등이 포함된 수당도 교원은 4억원, 직원은 1억3천만원이 늘었다.

경조비, 포상비 등 교직원 복리후생비는 4억9천200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300만원 줄인 금액이다.

A대학의 한 관계자는 “기관 인증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올해 임용할 신규교원을 많이 잡았다. 도서구입비는 지난해에 책을 많이 구입해 올해 예산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등록금을 3% 내린 인근 B대학도 도서구입비를 지난해보다 1억3천만원, 18%가량 줄인 예산안을 짰다.

단과대학별로 지급하는 실험실습비도 줄인 반면 교직원 임금은 작년수준을 유지해 교수와 학부생으로 구성된 이 대학 최고의결기구인 평의원회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B대학 총학생회측은 “실험실습비를 줄이지 말라고 학교측에 요구했다.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예산을 동결하는 과정에서 일부 항목이 삭감됐다. 아직 확정된 예산이 아닌 만큼 변동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등록금 4.2% 인하를 결정한 부산의 C대학은 법학전문대학원 장학금을 1억8천만원 삭감했다. 또 120여개에 달하던 교양과목을 50여개로 대폭 줄일 계획이다.

울산의 D대학도 등록금은 동결하면서 교직원 인건비는 지난해 198억8천만원에서 올해 285억3천만원으로 86억5천만원, 43% 인상하고 급여도 3.5% 올려 학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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