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 친구지만… 혈액암 고통 함께 나눠요”

“생면부지 친구지만… 혈액암 고통 함께 나눠요”

입력 2012-02-06 00:00
업데이트 2012-02-0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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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가 ‘제2의 성덕 바우만’ 한국인 살리기 감동

미국 대학생들이 혈액암을 앓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을 살리기 위해 앞장서 ´제2 성덕 바우만’ 감동 스토리가 재연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랜싱 도시에 위치한 미시간주립대학(MSU)은 지난 금요일(현지시간 2월 3일) 오후 ‘골수이식 가능성 검사’ 행사를 열고 200여명의 학생들로부터 골수이식 동의서를 받았다. 대부분 미국인 학생들이지만 중국·일본·동남아시아 등 동양인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같은 대학에 다니는 한 한국 유학생이 혈액암에 걸려 생명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 학생들은 골수기증을 희망한다는 서명서에 사인한 후 골수이식 가능성 검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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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미시간주립대학 인터내셔널센터 1층에서 이 학교 학생들이 골수이식 가능성 검사를 받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시간주립대학 인터내셔널센터 1층에서 이 학교 학생들이 골수이식 가능성 검사를 받고 있다.
●미시간大 학생 200여명 골수이식 동의

검사는 면봉 4~5개를 이용해 타액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1인당 15~20분간 진행됐다. 간단한 검사지만 생면부지의 생명에도 자신을 희생하는 진한 인류애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정작 혈액암을 앓고 있는 학생의 가족들은 사연과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려 누구인지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골수 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면서 학교 관계자들이 직접 나서 행사를 마련했지만 학교 측도 신상에 대해서는 비밀로 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 한국 학생은 2010년 봄 혈액암 진단을 받은 후, 미시간을 비롯한 미국의 병원에서 줄곧 치료를 받아 왔다.”면서 “골수기증을 받을 가능성이 미국이 수월할 것으로 생각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에서 골수이식이나 암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이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골수이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페이스북(Facebook)에도 사연을 올려 동참을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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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이식 검사 행사를 알리는 표지판.
골수이식 검사 행사를 알리는 표지판.
●“한·미 간 골수이식에 대한 인식 달라”

미국의 경우 골수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주변인이나 사회조직이 앞장서 알리고 기증 가능자를 찾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골수기증 가능성 검사 행사에 참여한 한 한국 유학생은 “1996년 성덕 바우만의 사례처럼 이 학생도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공군사관학교 생도였던 성덕 바우만은 한국에서 골수 기증을 받고 건강을 회복, 현재 텍사스주에서 가정을 꾸려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사진 미시간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2012-02-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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