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악몽 재연되나…또 장애인 성폭력 의혹

’도가니’ 악몽 재연되나…또 장애인 성폭력 의혹

입력 2011-12-18 00:00
업데이트 2011-12-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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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 특수학교 교사 구속…수사는 ‘난항’

충남 천안의 한 특수학교 교사가 지적장애 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도가니’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사회에 또 우려의 불씨를 지폈다.

이번 사건은 광주 인화학교 사건과 마찬가지로 장애 학생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특수학교 교사가 성폭력 의혹을 사고 있다.

교육청과 장애인부모회,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지난 10월 말 충남 도내 특수학교 2곳을 방문 상담했다.

이 과정에서 이 학교에 다니는 A(19·지적장애 1급)양이 교사 B(48)씨에게 수차례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경찰은 이 단체의 진정을 접수해 수사하다 지난 16일 B씨를 구속했다.

A양은 지적장애 정도가 심해 성폭행에 대해서는 정확한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어 B씨는 장애인준강간 혐의만 받고 있다.

하지만 B씨는 ‘가슴을 잡아당겼다’는 A양의 진술에 대해 “수업시간에 자세가 바르지 않아 교정을 해주며 스쳤을 수는 있지만 추행은 아니다”며 강력히 부인하는 상황이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의 한 관계자는 “A양의 경우 IQ가 34∼45 정도로 시공간 관념이 없고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심리학, 정신과 전문가를 동원해 A양이 전달하려는 의사를 파악했지만 수사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애인 성범죄 피의자들은 피해자가 상황 묘사를 제대로 못하고 자신의 진술에 반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박두순 소장은 “이번 상담 결과 도내 특수학교에서는 성폭력 사례가 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적장애인은 성폭력에 많이 노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지적장애인들은 평소 한 인격체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다가 성폭력 당할 때 인정을 받는다고 느끼고 판단력이 흐려 피해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며 “장애인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장애인 성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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