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적도 많았는데 이렇게 돼 안타깝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사퇴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시장 공관을 떠나 새 거처로 이사했다.오세훈 전 서울시장
오전 7시께부터 시작된 이사 작업은 대형 5톤 트럭과 소형 트럭 등 이삿짐을 실은 차량 3~4대가 차례로 출발한 뒤 정오를 넘겨서야 마무리됐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50분께 남색 점퍼와 검은색 청바지 차림으로 측근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해외 유학 계획 등 향후 거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서울의 첫 재선 시장으로서 이 공관에서 재선도 치르고 민선 4기에 보람있는 업적도 많이 거뒀는데 이렇게 마무리돼 안타깝다”며 “공관을 떠나 앞으로는 더 홀가분하게 독서 등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오 전 시장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부인과 두 딸, 노부모 등 다섯 식구와 함께 사는 오 전 시장은 요즈음 독서와 등산 등으로 그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민선 5기 시장 임기를 시작한 지 1년 2개월여 만인 지난 8월 말 시장에서 일반 시민으로 돌아갔다. 민선 4기까지 포함하면 5년 2개월여만이다.
스타 변호사 출신 방송인에서 정치인으로,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화려하게 변신하며 승승장구해왔지만 시장직에서 도중 하차함으로써 사실상 정치인생의 ‘첫 실패’를 맛봤다.
오 전 시장은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학으로 연수를 떠나는 방안 등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측근 인사들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