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불안하다’ 토마토저축銀 이틀째 발길

‘답답하고 불안하다’ 토마토저축銀 이틀째 발길

입력 2011-09-20 00:00
업데이트 2011-09-20 10:5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은행측 설명회, 위임장도 배분..전날보다 숫자 줄고 차분

“어제도 왔었지만 집에 그냥 있기 불안해서 오늘도 나왔다.”

영업정지된 토마토저축은행 성남 본점 앞에는 20일 오전에도 50여명의 예금자가 찾아와 은행 직원들의 설명을 들었다.

토마토저축은행 정문 앞과 옆 두 군데에 직원 4명이 나와 예금자들에게 가지급금 신청과 지급 절차에 관해 안내했다.

이날 나온 예금자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직원 한 명당 10여명씩 모여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질문을 반복했다.

김모(72)씨는 “불안해서 또 나왔다”며 “12월 만기로 2천만원 좀 넘게 넣어놨는데 빨리 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모(70)씨는 “어제 설명을 들었는데 가지급금 관련 안내문을 못받아서 다시 왔다”며 “2천만원 넣어놨는데 준다고 해서 다행이지만 확실히 받을 수 있을지 여전히 불안하다”고 했다.

오전 8시부터 현장에 나온 토마토저축은행 여신관리2팀 조종상 팀장은 “어제보다 고객들이 줄었다”며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고 모든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본점 정문 유리문에는 오전 10시와 오후 1시 본점 앞에서 설명회를 한다는 안내문과 ‘가칭 비대위’ 명의로 토마토2저축은행 서울 선릉지점에서 예금자 집회를 연다는 안내문이 나란히 붙어 있다.

예금자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추진 중인 오창환(56)씨는 “19일 밤 은행으로부터 선릉지점 설명회가 당국과 조율 문제로 취소됐다는 이메일을 받았지만 오늘 오후 예금자 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토저축은행 수원지점 건물 뒤 주차장에도 가지급금에 관한 설명을 들으려는 예금자 30여명이 모여있었다.

오전 9시께 설명회가 시작되자 예금자들이 70여명으로 불어났다.

고성이 오가고 혼란스러웠던 19일과는 달리 흥분이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굳게 닫힌 문이 열리고 은행 지점장이 나와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20여 분간 설명회가 진행됐다.

일부 예금자는 종이에 일일이 메모했고 백발의 고객들은 따로 마련된 의자가 없어 아스팔트 바닥에 앉은 채로 설명을 들었다.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은행 회장하고는 이야기 해봤냐”, “정상화 가능성은 얼마냐 되느냐”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부인과 함께 은행을 찾은 그는 “노후자금으로 모아둔 9천만원을 잃게 생겼다”며 연방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20여년 전통의 저축은행을 믿었다”면서 “10년 넘게 거래해왔는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전날 열렸던 설명회에도 참석했다”며 “답답해서 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날 수원지점에 나온 예금자는 전날 설명회에 참석한 사람이 절반이었다.

인계동에 사는 50대 여성은 “어제 설명회도 참석했지만 오늘 오면 또 다른 내용을 알려줄까 하고 다시 찾아왔다”며 “설명 시간이 너무 짧고 질문하는 사람은 물어보고 싶은 걸 묻지 못해 다음 설명회 또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출근길에 들른 김모(43ㆍ여)씨는 “어제도 왔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은행직원들이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아 그냥 돌아갔다”며 “오늘은 위임장도 나눠주고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내용이 나오는 것 같아 계속 찾게 된다”고 했다.

김재광 매탄파출소장은 “어제에 비하면 사람이 많이 줄었지만 어제 찾았던 분들이 답답한 심정에 오늘도 많이 온 것 같다”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지난 일요일부터 직원들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핵무장 논쟁,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에서 ‘독자 핵무장’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평화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독자 핵무장 찬성
독자 핵무장 반대
사회적 논의 필요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