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못해 그만…” 명문대 출신 30대 강도짓

“취업 못해 그만…” 명문대 출신 30대 강도짓

입력 2011-09-08 00:00
업데이트 2011-09-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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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명문대 출신의 무직자가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을 상대로 강도짓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8일 흉기로 여성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김모(3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7일 오전 4시께 해운대구 우동 해운정사 앞에서 식당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박모(48ㆍ여)씨를 흉기로 위협, 현금 등 40만원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택시를 타고 달아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10분만에 검거됐다.

2007년 서울 소재 명문대 사회체육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4년 동안 임용고시를 준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명문대를 나온 자신의 형도 무직인데다 아버지도 최근 정년퇴직하면서 김씨는 극심한 취업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지난달 22일 부모에게 “취직을 했다”고 속이고 집을 나온 김씨는 PC방 등을 전전하며 거의 노숙생활을 하다시피했다. 대기업 영업사원 등에 지원했지만 나이많은 취업준비생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추석을 앞두고 집에 보낼 선물이라도 마련해야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김씨의 수중에 남은 돈은 1만5천원 뿐이었다.

1천원짜리 과도를 구입한 김씨는 이성을 잃고 박씨에게 흉기로 위협, 금품을 빼앗아 300m를 달아났지만 신고를 받고 순찰차 4대를 타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의 가방에서는 장학증서와 우수학위 표창장 등이 나왔다. 범행동기와 경위를 파악하던 경찰은 강도를 잡았다는 흐뭇함 보다는 청년실업자의 한순간 실수를 안타까워했다. 피해자인 박씨도 사연을 듣고 경찰에 선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조사과정에서 고개를 숙인 채 “가족들에게 알리지 말아달라”, “미안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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