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사물함 속 미확인 음료 마신 학생 구토·마비

교내 사물함 속 미확인 음료 마신 학생 구토·마비

입력 2011-05-26 00:00
수정 2011-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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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경찰, 음료 종류 등 사건 경위 조사 중

경기도 광명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 7명이 복도 사물함 안에 놓여 있던 미확인 음료와 초콜릿을 나눠 먹은 뒤 일부 학생이 구토및 마비증세를 보이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4반 A(18)군을 포함한 같은 반 학생 7명은 지난 24일 낮 12시50분께 5층 복도에 설치된 A군의 개인사물함 안 회색 스테인리스 보온병에 담긴 매실 향과 빛깔이 나는 음료, 초콜릿 1개를 나눠 먹었다.

A군은 한 모금을 마셨고, 다른 학생들은 맛이 이상하자 곧바로 뱉었다.

이들 중 A군은 갑자기 구토와 손 마비증세를 보여 담임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려 보건실로 옮겨졌으며, 학교 측은 A군의 상태가 좋지 않자 바로 인근 광명 성애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받게 했다.

A군은 광명 성애병원에서 곧바로 위 세척을 받아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이틀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군 친구 6명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2명은 안정이 필요하다는 학부모들의 판단에 따라 A군과 같은 병원에 입원 중이다.

A군의 사물함에 있던 문제의 보온병과 초콜릿은 A군의 물건이 아니고, 이날 아침 등교했을 때는 사물함에 들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A군과 친분이 있는 여학생이 선물로 보낸 것으로 생각하고 이 음료와 초콜릿을 나눠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을 치료한 의료진은 사고 당일 매실액기스에 의한 쇼크 또는 독극물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학교 측에 알렸다.

병원측 통보를 받은 담임교사는 A군과 음료를 나눠 마신 6명의 학생도 곧바로 성애병원으로 데려가 검진을 받게 했으며, 이후 소식을 듣고 병원에 온 학부모들에 의해 이대 목동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문제의 보온병에 남은 음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학교 관계자와 학생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학교 정문 등 출입구를 비추는 교사 외곽에는 11대의 CCTV가 설치돼 있으나 현재까지 조사에서 외부인 침입 흔적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초콜릿은 모두 먹어 성분 분석을 의뢰할 시료가 없고, 보온병에 담긴 내용물만 국과수에 보냈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 측도 이들이 마신 음료가 담긴 보온병을 찍은 사진자료를 교내에 배포해 주인을 찾는 등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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