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4명 이어 교수까지 자살…KAIST ‘패닉’

학생 4명 이어 교수까지 자살…KAIST ‘패닉’

입력 2011-04-11 00:00
업데이트 2011-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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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4명의 학생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교수까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되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대공황’ 상태에 빠졌다.

10일 오후 4시께 대전시 유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KAIST 박모(54) 교수가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박 교수는 주방 가스배관에 붕대로 목을 맨 상태였으며 현장에서는 “애들을 잘 부탁한다.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남아 있었다.

경찰 관계자가 “유서에는 KAIST 학생들의 자살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말했고 박 교수가 교육과학기술부 감사결과 연구인건비 등과 관련해 징계 및 고발방침을 전해듣고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져 최근의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학생 자살사태 수습을 위해 백방의 노력을 기울이던 학교측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특히 박 교수는 탁월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최우수 교수로 선정되고 올해 시무식에서는 ‘올해의 KAIST인상’까지 받은 저명한 학자여서 충격은 더했다.

박 교수의 비보가 전해지자 KAIST 주요 보직교수들은 급히 학교로 나와 대책을 논의중이다.

한 보직교수는 “왜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다”며 “이제는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됐는지조차 잘 모르겠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2학년 학생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를 정도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중 잇단 학생 자살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려던 총학생회도 발표를 일단 미룬 채 장시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총학 관계자는 “계획대로 입장을 밝힐지, 아예 연기할지 정해진 바가 없다”며 “회의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AIST에서는 지난 1월 전문계고 출신인 ‘로봇 영재’ 조모(19)군을 시작으로 지난 7일 과학영재학교 출신의 휴학생인 박모(19)군까지 모두 4명의 인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학내외적으로 서남표 총장이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일부에서는 서 총장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서 총장은 지난 8일 자정 가까이까지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고 11∼12일에는 전면 휴강한 채 학과별로 교수와 학생간 대화의 시간을 통해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번 사태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12일 오후 6시부터 학생들과 2차 간담회를 마련할 계획을 세워둔 상태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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