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에 ‘상·벌점 목거리’ 착용 강요 빈축

초등생에 ‘상·벌점 목거리’ 착용 강요 빈축

입력 2011-03-16 00:00
수정 2011-03-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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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초등학교가 생활지도 차원이라며 6학년 학생들에게 목걸이 형태의 ‘상.벌점 카드’를 교내서 항시 착용하도록 해 ‘비교육적.비인격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6일 남양주 A초교에 따르면 이 학교는 이달 초 개학 직후부터 6학년 학생 170여명에게 한 면에는 상.벌점 예시가 적혀 있고, 한 면에는 상점과 벌점을 기록할 수 있는 목걸이형 카드를 갖고 다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등교 이후 체육시간 등을 제외하고 항상 이 카드를 목에 걸고 다니다 하교시 벗어두고 있다.

6학년 교사들은 평소 특정 학생이 잘했거나 잘못한 행동을 했을 경우 현장에서 이 카드에 확인 도장을 찍어주고 있으며, 벌점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는 해당 학생은 교내 봉사활동 등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학교측은 “상.벌점 카드 착용은 체벌이 금지된 상황에서 도교육청의 학생인권보호 방침을 따르기 위해 만든 교내생활지도 대안”이라며 “카드 착용이후 학생들이 상점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6학년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는 제도”라며 “저학년으로 확대할지는 시범운영 결과를 지켜본 뒤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도록 해도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요즘 학생들 옷이 주머니가 없는 경우가 많고 구겨질 우려가 있어 목에 걸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친구의 벌점 현황을 알 수 있는 이같은 상.벌점 카드 목걸이를 착용하도록 한 것에 대해 학생의 인권을 지켜주기 보다 오히려 침해할 가능성이 있고, 비교육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학교의 6학년 학부모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도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린 뒤 “애들이 무슨 죄수도 아니고, 6학년 모든 학생이 오랜 시간 걸고 있는 것이 인권을 존중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개목걸이 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도교육청에 요구했다.

도교육청 인권담당 장학관도 “벌점이 기록된 카드를 항상 목에 걸고 학교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라며 “비교육적인 처사로 판단돼 해당 학교에 즉시 개선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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