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北에선 지방 간부들까지 “난 1번 동지”

요즘 北에선 지방 간부들까지 “난 1번 동지”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6-11-02 21:08
수정 2016-11-0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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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지도자에게만 붙는 호칭

지역 소왕국 구축… 권력 휘둘러
北 당국 외화벌이 힘들어지자
몽골 광산에 노동력 수출 타진


북한의 최고계급을 뜻하는 ‘1번 동지’라는 호칭이 지방 간부들 사이에서 유행한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에 “이제는 도당 책임비서나 부서 책임자들까지 모두 ‘1번 동지’로 통한다”며 “이러한 변화는 아첨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지방 하급 간부들이 자신의 상관이 최고라는 의미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출신성분이 좋은 간부들의 경우 지역에서 자신만의 소왕국을 구축하고 ‘1번 동지’로 행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특히 함경북도 부령군당 책임비서 고응선은 함경북도에서 ‘1번 동지’로 알려진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그는 광복 전 김일성과 함께 중국 길림육문중학교를 다닌 고재룡의 손자로 부령군 일대에서 ‘1번 동지’로 행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부령군의 군당 책임비서는 무지막지한 성격을 가진 ‘1번 동지’로 알려져 있다”면서 “지난 7월 그의 지시로 (무리한) 산림 조성 사업이 진행되면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에서 ‘1호’나 ‘1번’은 ‘1호 행사’, ‘1호 도로’ 등 최고지도자에게만 붙이는 수식어로 주민들에게 인식돼 왔다. 그러다가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고모부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이 북한의 실권을 쥐고 있을 당시 간부들 사이에서 최고지도자를 뜻하는 ‘1번 동지’라고 불리다 ‘불경죄’로 처형됐다.

한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외화벌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당국이 몽골 광산에 노동력을 수출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몽골의 한 건설 관계자는 RF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당국이 최근 북한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세우고 몽골 측과 계속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몽골은 2008년부터 북한 노동자를 대규모로 고용해 왔으며, 2013년에는 5000명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시작된 몽골의 경제 불황으로 현재 몽골 내 북한 노동자는 100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11-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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