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전격 처형] 실각설~처형 긴박했던 11일

[北 장성택 전격 처형] 실각설~처형 긴박했던 11일

입력 2013-12-14 00:00
수정 2013-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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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정원 “張 실각 가능성 농후” 보고-7일 김정은 기록영화서 ‘통편집’ 확인-9일 北 “반당·반혁명 행위” 출당 발표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제기된 후 처형 집행까지 열하루는 긴박함의 연속이었다.

장성택 실각설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정원은 지난 11월 하순 북한이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했다며 “장성택이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 미국, 중국 등은 정보라인을 총가동해 실각설의 진위를 캐는 데 주력했고, 온갖 보도가 난무했다. 특히 “실각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12월 17일) 추모행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왔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간담회에서 “‘장성택이 실각을 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남재준 국정원장과는 판단의 온도 차를 보였다. 장성택 측근의 망명설도 춤을 췄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7일 오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기록영화 ‘위대한 동지 제1부 선군의 한길에서’를 재방송하며 종전에 나왔던 장성택의 모습을 모두 삭제해 실각 가능성을 높였다. 결국 북한은 이틀 뒤인 지난 9일 장성택이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를 했다며 그를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출당·제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장성택의 모습을 기록영화에서 삭제하고 내보낸 다음 날인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장성택 숙청을 결정한 것이다. 이날 조선중앙TV는 장성택이 정치국 확대회의 석상에서 인민보안원 두 명에게 끌려나가는 장면을 담은 사진도 내보냈다.

북한 매체는 숙청 사실을 공개한 뒤 “장성택과 그 일당을 설설 끓는 보이라(보일러)에 처넣고 싶다” 등의 주민 반응을 전하며 처형 정당성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북한이 숙청 공개 나흘 만인 13일 오전 장성택 처형 사실을 전격 공개하면서 한반도를 요동치게 했던 ‘초대형 사건’은 막을 내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12-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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