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땐 미국 여론 악화 우려…건강한 케네스 배는 계속 억류
북한이 미국인 메릴 뉴먼(85)을 지난 7일 추방했지만 여전히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45)를 1년 이상 장기 억류하고 있으며 우리 국민 1명도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유독 뉴먼만 추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본인이 잘못 생각하고 저지른 행위라면서 그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했으며 심심하게 뉘우친 점과 그의 나이, 건강 상태를 고려했다”며 뉴먼 추방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결정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고령인 뉴먼이 심장 질환을 앓고 있어 억류 중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석방을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40대 중반인 케네스 배는 노동교화형을 큰 무리 없이 견뎌내고 있어 여전히 대미 협상용 ‘카드’로 유효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먼이 사망할 경우, 북·미관계 개선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을 우려했을 가능성도 높다.
한편 중국 베이징을 거쳐 7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뉴먼은 “집으로 돌아와 기쁘다. 멋진 귀향이다. 피곤하긴 하지만 가족과 함께할 준비는 됐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북한 억류 중 어떤 일을 겪었는지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12-09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