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北 다녀온 박한식 美 조지아대 교수
박한식 미 조지아대 교수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북한을 다녀왔다. 그는 50여 차례 평양을 다녀왔으며, 1994년 카터 대통령의 방북에도 깊이 관여한 사람이다. 박 교수는 8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비공개 세미나에서 “북한은 남북 정상을 포함한 책임자 간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카터 전 대통령 방북 시 김정일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미나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카터 대통령의 방북은 어떤 목적에 의해 이뤄지는 것인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국제적인 평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를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분명한 것은 오바마 미 대통령의 지원과 승인 없이는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지고 갈 수도 있다.
→북한은 대화 의지가 있어 보였나.
-한국 정부는 무조건 천안함, 연평도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렇게 해서는 대화가 굉장히 어렵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건가.
-연평도 사건은 유감을 이미 표명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그래도 사격을 한 것에 대해 유감 정도가 아니라 사과는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무슨 소리냐. 누가 먼저 도발을 했는데. 우리가 먼저 한 게 아닌데 적반하장이다. 천년이고 만년이고 우리는 사과할 수 없다.”고 했다.
→카다피나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진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가지고 있나.
-인민들이 체제에 도전한다는 것은 헛꿈이다. 북한은 굉장히 유교적인 사회로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덕망 있는 관계로 유지된다. 북한의 체제를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에 미국인, 미국 투자를 많이 끌어오는 것이다.
→김정은 3대 세습에 대한 불만은.
-북한에는 세습이라는 개념이 없다. 김정은에게 관심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였다. 장군님(김정일)이 건재한데 왜 자꾸 (김정은을) 얘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권력 이양을 긴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1-04-09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