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안보대화서 中 다소 달라진 입장 공개
중국 매체도 북러 회담 관련 복잡한 속내 반영
김홍균(오른쪽) 외교부 1차관이 18일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가진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만찬장에 들어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19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9년 만에 열린 한중 외교안보대화에 참여한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과 장바오췬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 등 중국 측은 6시간가량 이어진 대화와 업무만찬에서 북러 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양자 간의 일”이라거나 최근 “양국의 우호관계 발전을 환영한다”고만 했던 중국 측의 북러 밀착에 대한 새로운 반응이다. 우리 정부가 밝혀온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취지기도 하다.
한국 외교부의 보도자료지만 중국 측의 이러한 입장이 공개되려면 중국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외교부는 전날 업무만찬이 끝나고 세 시간쯤 뒤인 19일 0시 20분쯤 보도자료를 냈다.
한국은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 강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의 이익에도 반하는 만큼 중국이 한반도 평화·안정, 비핵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북중러’ 사이의 약한 고리인 데다 최근 북중 간 이상기류를 감지하고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 것이다. 중국은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며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반면 중국 측에서 한중 외교안보대화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나 설명을 이날 오후 늦게까지 내지 않은 것도 이례적이다. 중국은 공동행사의 경우 상대국과 비슷한 시간에 결과를 발표하거나 저녁 회담이어도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는 보도문을 발표했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상황에서 좀더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매체 보도에도 중국의 복잡한 심기가 반영됐다. 관영매체는 두 나라의 밀착이 ‘미국과 동맹들의 압박에 따른 합리적 선택’이라고 추켜세웠지만, 민영매체는 반대로 ‘동북아 지역의 군사 긴장 유발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과 동맹국의 압박이 이들(북러)을 공동으로 대응하게 만들었다”면서 “북러 밀착은 (현 상황에서)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반면 민영매체인 차이신은 “(중국이) 경계하고 있다”며 180도 다른 논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