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향후 관계 개선 남측 태도 여하에 달려”
靑, 종전선언 발언 후 의미 있는 진전 평가
정부선 각급 단위 대화·인도적 지원 복안
전문가 “과욕 금물… 대화 채널 유지 중요”
시정연설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10월 초부터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2021.9.30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남북 통신연락선은 지난 7월 말 13개월여 만에 복원됐다가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북측이 일방 차단했듯이 ‘불가역적’ 조치는 아니다. 하지만 당시 북측 내부에 연락선 복원이 공개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의 공개연설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돌발변수에 뒤뚱거릴 여지가 덜한, 관계 개선의 비교적 단단한 징검다리가 놓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김여정 담화와 마찬가지로 향후 남북 관계는 이중 기준과 적대시 관점·정책 철회 등 남측 태도 여하에 달렸다면서도 대화 의지에 방점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북측의 진의를 정확하게 파악해 미국이 협상 재개를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카드와 맞춰가는 데 외교력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도 현재 한미 관계가 어느 때보다 단단하고, 바이든 대통령도 대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노이’ 직전 북미 간 오간 조건에 근접하도록 설득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다만 ‘적대적 의도는 없으며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미측과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하라’는 북측의 간극을 메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하노이 이후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선결조건은 확고한 것”이라면서 “정부도 과욕을 부리지 말고 대화채널 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10-01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