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핵실험 전 평화협정 논의… ‘사화산’이냐 ‘휴화산’이냐

北·美 핵실험 전 평화협정 논의… ‘사화산’이냐 ‘휴화산’이냐

강병철 기자
입력 2016-02-23 00:16
수정 2016-02-2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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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포함 거부해 교섭 무산

美 ‘병행 논의’로 입장 변화 주목…외교부 “美도 비핵화가 우선” 진화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전인 지난해 말 북·미 간 평화협정에 관한 비공식 의견 교환이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제안에 미국 측이 “비핵화가 포함돼야 한다”고 역제안을 하며 교섭은 무산됐지만, 미국 정부가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돼 추후 동북아 정세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21일(현지시간) “지난해 말 북한이 평화협정 논의를 제안하면서 북·미가 ‘뉴욕채널’을 통해 의사를 교환한 사실이 있다”며 “당시 미국은 비핵화 협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북한이 이를 거부하며 논의는 결국 없었던 일이 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온라인판에서 같은 소식을 전하며 “북한은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고 곧이어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그간 한·미는 북한의 평화협정 요구에 대해 ‘선(先)비핵화 협상, 후(後)평화협정 논의’ 원칙에 따라 거부의 뜻을 밝혀 왔다. 신뢰할 만한 비핵화 실천을 전제하지 않는 평화협정은 자칫 핵보유국으로서의 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평화협정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며 “북한과의 어떤 대화라도 비핵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측의 이번 메시지에서 기존 입장과는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한 서울신문의 질의에 “우리는 신중하게 그들(북한)의 제안을 검토했다. 그리고 비핵화가 그 같은 논의의 부분이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비핵화가 평화협정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 이 둘을 병행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부분이다. 외교 소식통은 “2007년 조지 W 부시 정부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병행해 협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2-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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