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허 동북아 정세 美전문가 2인에 묻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大 한국학부소장

[예측 불허 동북아 정세 美전문가 2인에 묻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大 한국학부소장

입력 2013-12-16 00:00
업데이트 2013-12-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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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과의 핵협상 성공하면 북한핵 해결에도 적극 나설 것”

한·미 동맹이 올해로 60주년을 맞았지만 동북아 지역은 여전히 안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과 중국의 일방적 방공식별구역 선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의 숙청·사형 등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동북아 정세의 향방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 예방 등을 위해 최근 방한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특별연구원)와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부소장을 만나 현 상황과 전망 등에 대해 들어 봤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미국 스탠퍼드대 한국학부소장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미국 스탠퍼드대 한국학부소장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제 시작 단계인 이란 핵협상이 성공하면 미국 정부가 북핵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미국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부소장은 지난 1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란 핵협상이 북핵 문제에 갖는 존재와 의미가 상당할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북핵만 남았다는 지적이 있다. 북핵 해결 전망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전 정권의 실수를 바로잡으려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중동에서 전쟁을 피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란 핵협상은 미 외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란 핵협상은 복잡하고 오래 걸릴 텐데 좋은 결과가 나오면 오바마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북핵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하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하면 중동 문제가 더 폭력적으로 악화할 수 있고 북한에 대해 외교적 협상을 적용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6자회담 관련, 중국은 미국에 큰 불신을 갖고 있고 미국은 중국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 포기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지 않으면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진전이 없을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사형했다. 평가는.

-심각한 문제이지만 펀더멘털(근본)을 흔들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북한의 공개 과정 등 드라마(극)에 놀랐지만 김정은의 장성택 숙청 사실에는 놀라지 않았다. 북한의 정치 시스템은 중세 유럽 전제군주국가와 비슷하다. 젊은 왕이 머리가 좋고 야심이 있으면 권력을 굳히기 위해 위협이 되는 사람들을 몰아낸다. 우리의 도전은 북한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검토하고 제대로 대처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등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데.

-워싱턴이 가장 신경을 쓰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한·일 관계다.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 미국은 한국전쟁 후 일본이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지원하도록 하기 위해 일본 군의 자유로운 활동을 지지하는 등 군 강화를 지원해 왔다. 미국은 또 한국전쟁 이후 일본에 대해 입장을 바꿔 군사력을 키워 미국을 도와 달라고 하면서 일본의 역사를 망각한 것처럼 행동해 입지가 좁아졌다. 한국은 일본을 계속 설득해야 하고 미국이 역할을 더 유도해야 한다. 아베는 애국주의자이지만 군국주의로는 가지 않을 것이다. 미국도 이를 바라지 않는다.

→동북아 지역의 최대 이슈는 미국과 중국(G2)의 관계 향방이다. 어떻게 보나.

-미국은 ‘G2’로 보지 않고 미·중 협력으로 보는데 최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 사태는 불행한 경우다. 중·일 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ADIZ 이행 여부가 우려를 낳는 것이다. 중국도 교훈을 얻었을 것으로 생각하며, 동북아의 안정적 미래를 위해 미·중이 의심과 갈등을 딛고 대화해야 한다. 미·중 리더들이 서로의 정치 시스템뿐 아니라 역사, 문화 등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해야 한다.

→한·미 동맹 전망과 한국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위한 제언은.

-한·미 동맹은 그동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20세기 미국의 판단 실패로 맞이한 한반도 분단이라는 비극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한국과 동북아에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분적 성공이라고 본다. 앞으로 60년 후 한국이 통일 등 큰 변화를 겪을 것인데 한·미 동맹의 역할이 무엇일지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은 옳은 방향이지만 북한의 포함 여부 및 시기, 중국의 참여 및 역할, 강대국들의 긴장 관계 등이 맞물린 복잡한 문제다. 박 대통령이 주도권을 갖고 관련국들과 대화해야 한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스트라우브는 누구

미 국무부 한국과장(2002~2004년), 일본과장(2004~2006년) 등을 역임하는 등 30년 외교관 경력의 동북아 전문가. 2009년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방북하는 등 북한 전문가로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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