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다시 협상 테이블에… UEP 입장 조율이 관건

남북 다시 협상 테이블에… UEP 입장 조율이 관건

입력 2011-09-19 00:00
수정 2011-09-1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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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리용호 21일 베이징서 2차 비핵화회담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가 지난 7월 발리에서 열린 1차 비핵화 회담에 이어 이번 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2차 비핵화 회담을 개최하게 되면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외교전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대화뿐 아니라 남북 간 민간급 교류도 활기를 띠고 있어 남북 관계도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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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베이징 도착
리용호 베이징 도착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오른쪽) 외무성 부상이 오는 21일 열릴 예정인 남북 수석대표 간 2차 비핵화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7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해 귀빈통로로 빠져나오고 있다.
베이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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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오는 21일 베이징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지난 7월 발리에서 열린 첫 비핵화 회담의 연장선상으로, 1차 회담 후 뉴욕채널 등 남북 간 외교채널을 통해 물밑 접촉을 해온 결과 최근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8일 “1차 회담에서 남북 간 추가 대화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고, 우리 측의 남북대화 우선 원칙을 미국·중국 등이 지지해 줬기 때문에 2차 회담이 이뤄지게 됐다.”면서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생산적인 결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방안을 제시해 미국·일본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동의를 얻어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북측을 압박해 왔다.

지난 2008년 12월을 끝으로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던 북측은 올 들어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로 입장을 바꿨으며, 지난 7월 비핵화를 의제로 한 첫 남북대화에 응했다. 우리 측의 전방위 외교전이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이다.

2차 회담이 성사되면서 우리 측의 역할이 더욱 무거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등이 우리 측에 힘을 실어준 만큼 이번 회담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관건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를 둘러싼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다. 우리 측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4가지 조건을 제시한 반면 북측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통한 사후 협의로 맞서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우리 측도, 북측도 내년 상황을 고려할 때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타협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UEP 문제에 대한 남북 간 입장 조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활발해진 남북 간 민간교류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5·24 조치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및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방북을 허용했으며, 밀가루 지원도 재개하는 등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개성 만월대 발굴사업을, 남북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회는 남북 전문가회의를 위해 정부와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파국으로 치달은 금강산 관광과 관련, 김광윤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부장이 최근 “남조선 당국이 조성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협상에 응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7월 말 이미 제의한 실무회담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9일 취임하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그동안 강조해 온 대북 유연성을 어떻게 발휘할지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1-09-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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