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철현 대사 “국민.선조 뵐 면목 생겼다”

권철현 대사 “국민.선조 뵐 면목 생겼다”

입력 2011-04-28 00:00
업데이트 2011-04-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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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갈등에 매몰되지말고 공존공영해야”

일본이 조선왕실의궤 등 1천205책을 반환하는 한일도서협정이 28일 오후 중의원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 가장 가슴 졸인 사람 중 한 명이 권철한 주일 한국대사였다.

권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중의원에서 도서협정이 잘 처리돼 너무 행복하다”면서 “아직 참의원 의결 절차가 남아있지만 우리 문화재를 되찾게 됨으로써 국민과 선조들을 뵐 면목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권 대사는 책상머리 외교, 방어적 외교가 아닌 정치인 출신 다운 발로 뛰는 외교, 행동하는 외교로 한일 관계 개선과 도서협정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재임기간인 3년 내내 한일 관계의 개선을 위해 쉴틈없이 뛰어왔다”면서 “교과서, 독도 문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삐걱거리기도 했지만 과거 어느때보다 좋은 한일 양국의 친밀감이 일본의 도서반환을 가능하게한 토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1월 요코하마(橫浜)에서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도서협정에 서명한뒤 자민당이 문제를 제기하고, 민주당 정권이 지지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마음 고생을 많이했다”면서 “하지만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국난을 겪고있는 와중에 일본 정부와 국회가 도서협정 비준에 힘을 써주고 있는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시했다.

권 대사는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를 비롯해 작년 8월 한일강제병합 100년 담화 당시의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무상 등이 특히 애를 썼으며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도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회고했다.

권 대사는 “간 총리가 작년 담화에서 조선왕실의궤 등의 도서 반환을 약속함으로써 실질적으로 1천205책의 도서가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 정부와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공조해 일본을 설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간에는 독도와 역사 문제 등의 악재가 상존해 있지만 서로 힘을 모으지않고는 글로벌 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없는만큼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관계를 개선해가야 한다”면서 “갈등에 매몰되어서는 안되며 공존공영의 토대를 다져 상생하고 발전하는 이상적인 관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고 강조했다.

권 대사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일본 정치권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지만 역사 왜곡이나 독도 문제에서는 단호하다.

지난 14일에는 독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실효적 지배 강화조치에 항의하러 대사관을 방문한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정조회장에게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우리 국민은 위안부 할머니까지 나서 일본을 돕자는 감동적인 국민운동을 펼쳤으나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내놓아 우호 분위기를 깼고 한국 국민은 엄청난 실망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반박해 상대방을 머쓱하게 했다.

요즘 권 대사는 다음달 하순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 준비에 여념이 없다. 주일 대사로 장수한 그는 3년의 임기를 마치고 다음달중 귀국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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