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날짜는 왜 못박지 않았을까

북미정상회담, 날짜는 왜 못박지 않았을까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9-01-20 15:15
수정 2019-01-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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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기는 회담 경계, 실무회담 성과 보며 날짜 밝힐 듯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과 집무실에서 대화하는 모습을 게시했다. 연합뉴스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과 집무실에서 대화하는 모습을 게시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소·일시 등에 대해 윤곽을 잡은 것으로 보이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말을 아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월말쯤 만나기로 합의했다. 장소를 정했지만 나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언론엔 보도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비핵화와 관련해 많은 진전을 일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5월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1차 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담 일자를 못박으면서 북·미가 시간에 쫓기는 담판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에서 북한과의 시간싸움에서 져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충분히 준비된 협상이라는 인상을 주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1차 회담이 북·미 정상의 만남 만으로 의미가 있었다면 올해 2차 회담은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협의해야 한다. 실무 수준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및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정확한 개최일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50여㎞ 떨어진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협상에 돌입했다. 동창리 핵실험장 폐기 및 풍계리 미사일 발사장 폐쇄 검증,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쇄, 평양 산음동의 미사일 핵심 시설 폐쇄 등이 비핵화 조치로 거론될 전망이다. 미국은 평화 프로세스 중 한·미 연합훈련 유예,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의 조건부 해제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중인 과정을 볼때 북·미 정상회담의 2월말 개최를 위해 순조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국가정보원(CIA)와 북한 통일전선부 라인이 활발하게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진데다,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지난해 10월부터 한국 관료 및 전문가 등과 만나면서 북측에 제시할 방안을 만들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적극적으로 협상을 준비하는 미국 측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는 촉진자 역할을 했다는 전언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말 1차 회담의 취소를 통보했다 다시 마음을 바꾼 것을 감안하면,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는 없는 상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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