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 “北, 제무덤 파고있어…中, 안보리결의 충실이행”

우다웨이 “北, 제무덤 파고있어…中, 안보리결의 충실이행”

입력 2016-03-04 10:20
업데이트 2016-03-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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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는 미국의 눈, 배치 땐 중국 전략적 이해 해치는 것”

북핵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최근 방한 기간에 “북한이 제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방한했던 우 특별대표는 일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차 핵실험(1월6일)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2월7일) 발사까지 감행한 북한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우 특별대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전에 이뤄졌던 자신의 방북(2월 2~4일)과 관련해 당시 북측에 “‘핵실험을 통해 가는 길은 막다른 골목’이라고 말했지만 북한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4차 핵실험 계획을 중국 측에 통보도 하지 않고, 자신의 방북 직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북한이 중국 얼굴에 먹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특별대표는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채택한 것과 관련해서도 “중국은 제재에 동참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중국은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사드 레이더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감시하는) 미국의 눈이 된다”는 이유로 거듭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사드는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큰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특별대표는 “한국이 유럽이나 이스라엘 무기 체계를 가져온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이때도 레이더 탐지범위가 중국 깊숙이 들어오면 곤란하다.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우 특별대표가 방한 기간 사드에 대해 거듭 반대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한중관계 파괴”까지 들먹인 추궈훙(邱國洪) 주한중국대사의 언급과 마찬가지로 우리 내부에서 사드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론전’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없지 않다.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등을 거론하며 “누가 뭐래도 수교 이후 가장 좋은 관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사드를 염두에 둔 듯 ‘산우욕래풍만루(山雨欲來風滿樓, 산에 비가 오려 하니 누각에 바람이 가득하다)’는 표현을 언급해 한중관계의 이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우 특별대표는 “과거 북한으로 기울어졌던 중국의 저울이 지금은 (남북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저울이 오히려 한국에 기울어져 있다”는 말도 했다.

그는 “한중관계를 과거에는 정치와 경제 부문으로 이해하는 측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보 이익의 차원도 포함해 봐야 한다”면서 “미국을 안보 동맹, 중국을 경제협력 대상으로만 보는 기존 ‘안미경중(安美經中)’ 시각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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