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 열린 더민주…현역 물갈이 공포감 ‘덜덜’

‘판도라의 상자’ 열린 더민주…현역 물갈이 공포감 ‘덜덜’

입력 2016-02-23 13:44
수정 2016-02-2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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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하위 20% 오늘 통보…“전화벨만 울려도 가슴이 철렁거린다”추가 물갈이 방침에 “공천룰 수정은 잘못” 불만 증폭추가탈당·국민의당 이탈 초래 우려감…중진 물갈이론에 자업자득 지적도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심사 활동이 본격화하면서 당내 현역의원 물갈이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공관위가 23일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 결과를 통보하고, 이후에도 3선이상 중진 50%, 초재선 30%를 대상으로 공천 원천배제를 정밀심사하겠다며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 의지를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역의원들이 당장은 공관위 위력에 눌려 목소리를 숨기고 있지만 향후 양상에 따라 당내 극심한 반발이 발생하고 탈당, 국민의당 이탈 등 야권의 지형이 다시 한 번 출렁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현역의원들은 겉으로는 납작 엎드린 분위기다.

수도권 한 3선 의원은 “20% 컷오프를 통보받는 날이어서 전화 벨만 울려도 가슴이 철렁거린다”고 말했고, 또다른 중진 의원은 “지금 불만이 팽배해 했지만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김종인 대표 체제의 공관위 활동에 대대 불만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 공관위가 문재인 전 대표 시절에 비해 현역의원 교체폭을 키우는 쪽으로 공천룰을 수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론이 많다.

문 전 대표 시절에는 탈당자나 불출마자를 자동으로 20% 컷오프 대상에 포함시켰지만 현 공관위가 컷오프 대상자를 대폭 늘리는 쪽으로 방침을 수정했다는 것이다. 당초 공천룰에 없던 정밀심사제를 도입한 것에도 반발심을 보이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전임 대표 시절에 진통을 겪으면서 어렵게 합의한 것을 공관위가 뒤바꾼 것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고, 또다른 의원은 “많은 의원들과 의견을 나눠봤는데 전부 불공정하고 옳지 못하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공관위가 본선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현역의원 잘라내기 이벤트에만 집착해석 안된다는 비판론이 나온다. 명분없는 잘라내기가 이뤄지면 결국 무소속 출마나 국민의당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현역을 많이 바꾸는 것이 개혁인 것처럼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당 후보들에게 이렇게 상처를 주고 형편없는 의원들인 양 잘못된 인상을 주면 되겠느냐. 이렇게 모욕주기 식으로 20%를 잘라내면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다 ”고 성토했다.

경기도의 한 재선의원은 “18대 총선 공천 때도 조그만 전과가 있다고 다 잘라내고 했다가 성적표가 엉망이 되지 않았냐”며 “이런 식이라면 승복하지 못하는 의원들이 탈당해 일부는 국민의당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방의 한 3선 의원은 “순수하게 경쟁력이 없다거나 윤리적으로 문제있는 현역의원들을 잘라내겠다면 모르겠지만 무슨 흑심을 있거나 패거리정치를 하기 위한 것이라면 큰일 날 것”이라며 “아직은 공관위의 진정성을 믿고 싶다”고 말했다.

중진을 겨냥한 정밀심사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크지만 그동안 중진이 자기 희생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한 반작용이라는 시각이 있다. 당이 탈당 등 어려운 시기에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분당을 막지 못한 채 일관성없는 잔꾀만 썼다는 비판론이 결국 제 발등을 찍는 격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3선 의원은 “문제가 있는 사람은 상당수 불출마를 하거나 당을 떠나지 않았느냐”며 “중진이라고 해봤자 몇 명 남지도 않았는데 왜 그걸 문제삼는지 모르겠다. 중진이 무슨 특혜를 받은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중진 용퇴론에 대해서는 참으로 아쉬움이 있다”며 “문 전 대표 시절부터 그런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중진들이 궁지에 몰린 것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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