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미사일 강력 제재…남북협력 상징 끊어져 파장
설 연휴마지막날인 10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의 차량 출입이 한산하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처럼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 제재안’의 제1호를 우리 정부가 주도하게 된 데 대해 홍 장관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변화시켜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매년 국제사회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형편에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행태가 계속 반복되도록 그냥 둘 수는 없었다”면서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인 우리가 책임 있는 자세로, 북한이 평화를 파괴한 대가를 치르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홍 장관의 성명 발표 직전에 이 같은 내용을 북측에 통보했다.
정부로서는 연간 1억 달러(약 1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북에 안기는 개성공단을 그대로 둔 채, 국제사회에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및 정부에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추진하자고 요구할 명분이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의 주된 자금줄인 중국에 효과적인 제재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개성공단이 그간 남북 협력의 상징이었던 만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이 정부의 방침대로 폐쇄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남북 간 협상을 벌여야 하는 등 적지 않은 진통도 예상된다. 정부는 11일 북측에 이 같은 결정사항을 통보하고 관련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북한의 태도로 볼 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선’을 이미 넘었다고 판단하고 단호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등 강한 반발에 대비해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핵실험→대북제재→미사일 발사→대화 재개→핵실험으로 이어지는 도발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 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고 개성공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다른 차원의 문제로 계속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지금 상황을 감안할 때 당장 승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