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박지원·정세균 등 10여명 도전할 듯…김부겸 등 ‘변수’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권 경쟁구도가 이번 주 전대준비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수면 위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게임의 법칙을 결정할 전대준비위 발족에 맞춰 각 계파가 탐색전을 끝내고 본격적인 ‘룰의 전쟁’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당권 주자들의 면면이 가려지는 양상이다.
우선 당 안팎에서 ‘최대·최강의 계파’로 인식되는 친노(친노무현) 진영에서는 대선 후보를 지낸 문재인 의원의 당대표 출마가 거의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친노계 일각에서 문 의원의 당대표직 수행이 차기 대권행보에 오히려 흠집을 낼 것이라는 염려를 보내기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출마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과 함께 비대위원이자 각 계파 수장으로 꼽히는 정세균 박지원 의원 역시 당대표 도전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오영식 전병헌 최재성 의원 역시 전당대회 준비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당대표가 아닌 최고위원 도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노(비노무현)·중도 진영에서는 김동철 조경태(이상 당대표) 주승용(최고위원) 의원이 주변에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고,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에서는 이인영 우상호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계파 간 세 대결에서 밀린다는 판단 때문에 고심 중이다.
여성으로는 추미애 의원의 당권 도전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파동 속에 조기 퇴진한 박영선 전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명예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상황대로라면 대선주자급인 문재인 의원이 가장 앞서나가는 가운데 정세균 박지원 의원이 ‘3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편이지만, 만만찮은 잠재 후보들의 존재가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구를 기반으로 지역주의 타파에 나선 김부겸 전 의원과 텃밭인 호남에서 현장투어를 펼친 정동영 상임고문의 출마 가능성이 작지 않아서다. 특히 선두 주자인 문재인 의원마저 김부겸 전 의원의 출마를 최대 위협으로 보고 직·간접적인 설득작업을 벌였다는 말까지 나온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경우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중도 진영의 러브콜을 받고 있어 전격적으로 당대표 경선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마땅한 ‘간판스타’가 없는 중도파의 현실에 비춰 유일한 대항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도성향 의원들로 구성된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이 10일 정기 모임을 갖고 전대에 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계파 간 ‘룰 전쟁’이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집모 관계자는 9일 “전대준비위 구성 전에 전대에 출마할 비대위원은 사퇴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정리될 수 있다”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한꺼번에 뽑는 통합선거냐, 따로 뽑는 분리선거냐에 대해선 분리선거가 더 개혁적 방식이라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만약 민집모가 당권 주자의 비대위원 사퇴를 촉구키로 결의한다면 지난 5일 이석현 국회부의장에 이어 당내에서는 두 번째가 공식 요구가 된다.
아울러 486그룹과 정세균계, 비노 일각에서는 문재인 의원을 겨냥해 ‘대권 주자는 당대표에 출마하지 말 것’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져 유력 주자에 대한 견제가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