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위협’ 현실화…軍, 요격체계 미흡

北 ‘SLBM 위협’ 현실화…軍, 요격체계 미흡

입력 2014-11-02 00:00
수정 2014-11-0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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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탐지 어렵고 먼 해상서 발사땐 요격 제한

군과 전문가들이 예측해왔던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위협이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되고 있다.

북한은 SLBM 탑재용 잠수함을 진수한 데 이어 잠수함에 장착할 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관 장치 실험을 지상과 해상에서 활발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우리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앞으로 1∼2년 내 지상, 해상 실험을 완료하고 나서 완성된 수직발사관과 탄도미사일을 잠수함에 탑재하면 한미 연합군의 대응태세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잠수함은 수중으로 들어가면 정찰 수단으로 탐지하기가 어려워서 대표적인 국가전략 자산으로 꼽히고 있다. 은밀하게 수중에서 적의 수상함을 어뢰로 격파할 수 있고 특수부대원들을 적지에 들키지 않고 침투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이를 잠수함에서 운용한다면 그 파괴력은 전통적인 잠수함의 위협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게 된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이 지난 2006년, 2009년, 2013년 세 차례 핵실험을 하는 등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것을 고려한다면 현재까지 북한이 상당한 수준의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군 당국의 판단이다.

미국과 옛소련, 영국, 프랑스, 중국 등은 핵실험 후 2∼7년 사이에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세 차례 핵실험 이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진수해 미국의 첩보위성이 보란 듯이 노출한 것은 핵무기와 이를 운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지상에서 공중으로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인 KN-08을 이미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수중에서의 운반 수단을 가졌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려 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잠수함용 수직발사관 발사장치 실험에 성공한다면 SLBM 탑재 잠수함을 양산하는 단계로 신속히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제 골프급 잠수함을 모방해 3천t급 안팎의 중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는 것이 그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우리 군에는 수중 잠수함을 탐지할 수단이 아직 부족하고 실제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SLBM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2020년 초반을 목표로 구축 중인 ‘킬 체인’은 지상 시설과 이동식 발사대(TEL)가 주로 타격 목표가 된다.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는 고도 30∼40㎞ 이하의 하층단계로 진입하는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이다.

킬체인과 KAMD 시스템으로는 공해상에 가까운 먼 바다 밑에서 움직이는 북한 잠수함을 정확히 탐지하거나 발사되는 SLBM을 효과적으로 요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의 김성걸 연구위원은 “북한이 기본적으로 탐지하기 쉽지 않은 잠수함에 핵 공격 및 투발 수단을 갖춘다면 우리 안보에 큰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며 “지상미사일 방어와 잠대지 미사일 방어체계까지 갖춰야 하는 등 군의 대비태세가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조건에 기초해 평가하자는 데 초기에 동의한 것도 북한의 이런 SLBM 위협이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진수하고 잠수함 탑재용 수직발사관 장치 실험을 계속하는 등 SLBM 위협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북한의 잠대지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실질적인 조치들이 검토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1천800t) 20여척, 상어급 잠수함((325t급) 40여척, 연어급(130t) 잠수정 10여척 등 70여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해군은 기존 209급(1천200t) 잠수함 9척과 현재 전력화 과정에 있는 214급(1천800t급) 7척 등으로 2015년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할 계획이다.

214급 잠수함은 2018년까지 9척이 건조되며, 3천t급 잠수함은 늦어도 2030년까지 6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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