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6·4 ‘쇄신 정국’ 속으로…변혁경쟁 불가피

포스트 6·4 ‘쇄신 정국’ 속으로…변혁경쟁 불가피

입력 2014-06-05 00:00
업데이트 2014-06-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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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 카드’ 나눠받은 여야, 자성론속 변화 몸부림

’세월호 참사’의 여파 속에 치러진 6·4 지방선거는 사상 처음 여야 어느 곳도 자신 있게 우위를 주장하기 어려운 결과를 낳았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야가 수적으로 거의 균형을 이룬데다, 내용상으로도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내용면에서 새누리당은 수도권 광역단체장에서 우세했고 기초단체장 선거를 수적으로 압도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중원’으로 일컫는 충청권을 싹쓸이하고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장을 수성했다.

세월호 참사가 여권에 절대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결국 국민은 여야 모두에 책임을 묻는 ‘절묘한 구도’를 만들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여야 정치권은 유권자들이 내린 준엄한 경고와 변화 요구를 되새기면서 앞으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쇄신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연장전’으로 여겨지는 7·30 재·보궐선거가 당장 예정돼 자기반성의 진정성을 드러낼 필요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차기 총선과 대선까지 겨냥한 변화의 몸부림이 불가피해 보인다.

참사 여파로 최악의 결과가 올 가능성을 우려했던 새누리당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 속에서 일단 반전의 계기는 잡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선거 기간 유권자들의 성난 민심을 분명히 목도한 만큼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제시한 ‘국가 대개조’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특히 정부조직 개편과 혁신, 여권 내부의 인적 쇄신,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공공기관 개혁 등 지방선거 기간 약속했던 개혁 작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여권의 삼각축인 당·정·청에서 대대적인 ‘파워 엘리트’의 교체가 예상된다. 공석인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필두로 최소한 중폭 이상의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통한 인적 구성의 전면적 변화가 예상되고, 새누리당 역시 다가오는 7·14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전면에 내세우게 된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내세운 ‘무능정권 심판론’이 예상만큼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성론과 함께 ‘변화’에 대한 근본적 요구가 당 안팎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선과 대선을 모두 패한 데 이어 전통적으로 ‘여권 견제론’이 작용해온 지방선거조차 딱히 승리라 할 수 없는 애매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상, 우선 ‘장기 ‘슬럼프’를 탈출할 근원적 묘안을 찾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3대 선거를 연거푸 치르는 동안 제1야당으로서 스스로 추구했던 역할과 국민이 야당에 실제 요구해온 역할에 괴리가 있지 않았느냐는 진단이 있는 만큼, 당의 이념 좌표와 원내 활동 방향, 대여 전략 등을 놓고 ‘대수술’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이끄는 현 지도부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으나 향후 쇄신 국면에서 제대로 된 진단과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리더십을 보인다면 언제든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여야 간 대등한 성적표는 쇄신 노력 속에서도 주도권 쟁탈을 위한 팽팽한 대치 정국을 이어갈 전망이다.

당장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가 진행될 예정인데다, 이번 지방선거의 ‘연장전’으로 여겨지는 7·30 재·보궐선거가 기다리는 만큼 여야는 내부 쇄신 작업에 병행하는 치열한 공방전을 예고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의 정부 책임론을 부각해 재·보선 승리의 발판을 놓으려는 복안이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정부의 잘못을 가감 없이 지적하되 이를 정권 전체의 실책으로 몰아가려는 공세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립이 지나친 정쟁으로만 비칠 경우 여야는 또 한번 민심의 냉정한 평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지방선거 결과에 자극받은 여야 각당의 재·보선 공천 작업 역시 당권파의 독식 또는 계파 안배 등의 차원보다 ‘필승’에 초점을 맞춘 공천을 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대권 잠룡들의 손익 계산서도 새롭게 달라졌다.

우선 새정치연합의 박원순 서울시장·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인과 새누리당 소속 홍준표 경남지사 당선인은 쉽지 않은 광역단체장 재선을 통해 잠재적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수도권에 위치한데다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큰 경기도의 ‘도백’으로 등극한 남경필 당선인과 과거부터 잠재적 주자로 분류됐던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인도 여권의 잠룡으로 분명히 눈도장을 찍었다.

여권의 거물인 정몽준 전 서울시장 후보와 새정치연합의 송영길 전 인천시장 후보, 김부겸 전 대구시장 후보는 지방선거 패배로 일정 부분의 정치적 타격과 한동안의 정치적 휴지기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번 패배로 말미암아 이들이 잠룡 반열에서 아예 밀려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김부겸 전 후보는 대구에서 새정치연합 계열 후보로는 최초로 40% 넘는 지지율을 얻어 과거 지역주의 벽에 도전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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