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마다 예비후보들 장사진…野지도부 악용가능성 경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사진을 찍어 이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기초선거 예비후보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의 무공천 결정에 따라 ‘기호 2번’을 쓸 수 없게 되자 이들 후보가 명함이나 전단에 두 대표와 찍은 사진을 넣어 자신이 야권의 ‘적통 후보’임을 알리려고 행사장마다 몰려들어 막무가내식으로 두 대표에게 ‘들이대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신당 창당발기인대회가 열린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두 대표가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려고 입구에 서자 그 주위로 예비후보들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고 심지어 일부 후보들은 아예 두 대표의 차량 앞에서 진을 치고 대기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5일 두 대표가 참석한 식목일 행사에서는 사달이 났다.

두 대표는 애초에는 묘목 10여 그루를 심고 지역 내 환경보호단체 회원들과 돗자리를 펴고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간담회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사말을 끝내자 주변에 있던 예비후보들이 달려들어 행사장은 이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당 대표를 수행하는 당직자가 “그만 하시라”며 이들을 제지했지만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운 지경이 됐고, 결국 두 대표는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

이로인해 6일 마포구 서교동 홍대 앞에서 열린 두 대표의 토크콘서트에서는 당직자들이 행사 초반부터 예비후보들의 사진촬영을 적극적으로 통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됐다.

당이 이처럼 ‘김·안 공동대표 사진 마케팅’을 제지하고 나선 것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후보들이 두 대표의 사진을 악용해 지역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최근 실무진에게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사진을 찍으면 후보들이나 저희나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으로서는 무공천을 결정해놓고 특정 후보자와 사진찍기를 통해 사실상 ‘내천’을 하며 ‘꼼수정치’를 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도 부담스럽다.

이에 따라 당은 후보들에게 탈당 전까지 당명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도록 주지시키는 한편, 여론이 더 나빠질 것을 우려해 당이 지정한 후보들만 사진을 사용하게 하는 등의 대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