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첫 대면에도 관계개선은 여전히 먼길

한일 정상 첫 대면에도 관계개선은 여전히 먼길

입력 2014-03-26 00:00
수정 2014-03-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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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언급 없었던 첫 만남…”재출발 발판은 마련”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미일 3자회담의 형식을 빌어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 마주 앉았지만 한일관계 개선 전망을 섣불리 논의하기는 쉽지 않다.

양국 정상의 첫 대면 자체에 상징적 의미가 있지만 과거사 문제로 틀어진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날 3자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안보문제와 관련한 3자 협력 복원 이상의 한일 양자차원의 큰 의미는 찾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애초 이번 정상회담은 동북아에서 한미일 3각 협력을 복원해야 하는 미국의 강한 요구에 따라 이뤄진 성격이 강하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회담은 우리 대통령이 사실 오바마 미 국 대통령의 체면 때문에 마지못해 나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 주도 아래 그동안 소원했던 한일 관계의 재출발 발판을 마련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도 “그동안 정상간 만남이 안되니 실무 채널도 냉각돼 영향을 받았다”면서 “안 만난 것보다는 훨씬 낳고 약간 물꼬가 트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단 양국은 정상 간 첫 만남을 계기로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접촉의 폭을 넓혀나가면서 본격적인 관계개선 방안을 모색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도 오바마 대통령의 4월 한국, 일본 방문 전까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와 독려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정성있는 행동 변화 여부이다.

이런 측면에서 내달 중순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한일 양국간 국장급 협의 결과는 관계개선 여부를 가를 수 있는 1차 변수다.

만일 일본이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자세로 나올 경우 본격적인 관계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큰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일본이 한일관계 개선의 장애물로 작용하는 과거사 문제 해결에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나설 것인지에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고 천명은 했지만 ‘검증’은 해보겠다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는 아베 정권이 언제 또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는 인식이 정부 내에서도 적지 않다.

일본의 ‘과거사 도발’ 일정도 줄줄이 예고된 상태다.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가 내달 초에는 있을 예정이고 야스쿠니(靖國)신사 춘계 예대제(제사),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외교청서 발표 등의 일정도 대기 중이다.

일본이 이런 과정에서 다시 도발적 행태를 보인다면 결국 아베 총리와의 첫 만남을 수용한 우리 정부의 결정을 놓고 비판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연구위원은 “예상한 대로 일본이 고립을 모면하기 위해 의도적 화해 제스처를 한 것이지 진정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향후 관계 재정립이 필요한데 갈 길은 멀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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