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부 ‘소장파’로 재편… ‘黨의 軍영도’ 가시화?

北 군부 ‘소장파’로 재편… ‘黨의 軍영도’ 가시화?

입력 2013-08-30 00:00
업데이트 2013-08-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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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길·장정남 대장 승진…70대 김격식 교체된 듯

북한이 최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통해 젊은 지도자 김정은 체제에 맞게 군부의 세대교체를 일단락한 것으로 추정돼 주목된다.

종전 김정일 체제에서 권력의 주변에 있던 60대 이하 실무급 소장파들이 젊은 지도자 김정은 체제에 맞게 군부 요직을 속속 꿰차는 양상이다.

반면 그동안 김정일 체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군부 원로인사들은 대부분 한직으로 밀려나 주요 행사 외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주변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북한 매체는 지난 25일 열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조직문제(북한에서는 인사문제를 뜻한다)’를 다뤘다고 밝혔고 실제 이후 군의 인사이동이 북한 매체를 통해 포착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사는 리영길 군총참모부 작전국장의 대장 승진이다.

리영길은 지난 2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함께 김일성경기장에서 ‘횃불컵’ 1급 남자축구 결승경기를 관람하는 자리에 대장 계급장을 달고 나왔다.

북한 매체들이 이 경기를 관람한 주요 간부들을 소개하면서 리영길의 이름을 인민무력부장인 장정남 바로 앞에 호명한데다, 김격식 군 총참모장이 배석하지 않아 그가 후임 총참모장에 임명됐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김격식은 그동안 군 수뇌부에 남아있던 거의 유일한 75세의 원로급이자 김정일 시대의 사람이었다는 점에서 군 수뇌부를 사실상 김정은 시대 사람들로 완전히 물갈이를 한 셈이다.

60대로 추정되는 리영길은 강원도 전방부대 5군단 사령관 출신으로 올해 초 총참모부 작전국장에 올랐고 지난 5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김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할 때도 동행하는 등 김정은 체제의 핵심 군부 실세로 떠올랐다.

지난 5월 인민무력부장으로 전격 승진한 50대의 장정남도 ‘횃불컵’ 축구경기에 종전의 상장(우리의 중장) 대신 대장 계급장을 달고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인민무력부장이라는 직책에 걸맞은 계급장을 단 것이다.

일선 제1군단장이었던 그는 2011년 중장, 2012년 상장, 이번에는 대장에까지 올라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이로써 민간인 출신인 60대의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다음 가는 군 서열인 총정치국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군 수뇌부는 모두 김정은 시대의 인물로 교체된 셈이다.

북한은 이밖에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군 총정치국 조직 및 선전담당 부총국장 등 군부 요직도 새 인물로 앉혔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1년 사이에 인민무력부장과 총참모장을 2회나 바꾸는 등 잦은 군 인사를 단행해 불안정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이번 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통해 공고한 ‘군부 라인업’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서 군부의 영향력을 줄이고 노동당 중심의 국가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과정의 연장선에서 이해된다.

군부 원로들을 밀어내고 소장파들을 군부 요직에 등용함으로써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동시에 종전과 같은 군부의 과도한 힘을 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욱이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해임과 새로운 군부 라인업 구축이 당 정치국 회의와 당 중앙군사위 회의를 거쳐 이뤄짐으로써 노동당이 군부를 지도하는 정치과정이 굳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격식 총참모장 등은 군부 원로로서 임시로 자리를 맡았던 것 아닌가 싶다”며 “노동당이 직접 군부 인사를 토론하고 그동안 두각을 드러내지 않던 소장그룹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앞으로 북한 군부의 목소리가 노동당에 의해 조율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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