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국면 노원병 野단일화 힘 실릴지 주목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저녁 회동하기로 해 그 배경과 대화 내용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안 전 교수가 귀국 후 ‘안철수식 새정치’를 선언하고 4·24 재보선에서의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뤄지는 만남이어서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박 시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노원병 공천 여부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원칙적으로는 노원병 공천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 안 전 교수가 지난해 야권 대선후보를 양보한 만큼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다만 안 전 교수가 “정치공학적 접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야권 후보단일화와 관련한 움직임이 없자, 민주당측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교수와 박 시장의 만남은 사실상 민주당에 일종의 ‘시그널’을 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전 교수 측과의 채널 확보에 골머리를 앓아온 민주당으로서도 이들의 만남은 내부적으로 무공천의 명분을 쌓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더구나 박 시장이 노원병 선거완주를 다짐하는 진보정의당과 인연이 깊은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2011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현재의 진보정의당 출신 인사들이 당시 박 후보를 지원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의 공천 문제를 넘어 이번 만남은 실질적으로 재보선 선거에서 안 전 교수에게 상당한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이 현역 광역단체장인데다 민주당 소속이어서 지지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겠지만, 만남 자체가 사실상 지지 의사 표명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번 만남은 4월 재보선 이후 안 전 교수의 정치세력화 과정에서 정치적 연대 가능성까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안 전 교수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박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양보한 인연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 며칠 전 박 시장을 만나 출마 결심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안 전 교수가 대선 뒤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두어 번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
더구나 박 시장은 최근 라디오에서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설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면서도 “지난 선거 과정을 통해 안철수 전 후보에게 거의 30%의 지지가 있지 않았느냐. 기성정당에 큰 불신을 갖고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였다”고 강조해 민주당의 쇄신을 촉구했다.
두 사람의 회동 장소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 전 교수가 후보직 사퇴 후 민주당 문재인 전 후보와 만나 전폭 지원을 약속했던 정동 소재 음식점 달개비여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양측은 “안 전 교수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가지는 단순한 만남일 뿐 별다른 정치적 의도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정치권의 시선은 복잡한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