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내정자 돌출 입장발표에 한바탕 ‘소동’

김병관 내정자 돌출 입장발표에 한바탕 ‘소동’

입력 2013-03-12 00:00
수정 2013-03-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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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퇴발표 관측 우세…결과는 사퇴거부 재확인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가 12일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대국민 입장표명을 한다는 소식이 입장 표명 직전에 전해지자 국방부 기자실은 크게 술렁거렸다.

김 내정자가 임명 전에 국방부 출입기자들 앞에서 입장을 발표한다는 것은 사퇴의사를 표명하기 위함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는 오후 2시20분 국방부 브리핑룸에 나타나 취재진에게 90도로 인사한 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참 송구스러운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김 내정자가 “국가의 안보가 어느 때보다 위중한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 내정자로서 대통령께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신 데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런저런 논란이 제기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할 때까지만 해도 사퇴 입장 발표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어진 김 내정자의 발언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 표명이었다.

그는 “하지만 지금은 국방이 위기이고 나라가 위태롭다. 저는 일평생 군인의 길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절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모든 개인적인 사심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청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달라는 호소한 것이다.

김 내정자는 “청문회 기간 불철주야 노력해 주신 의원님들과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며 다시 90도 인사를 한 뒤 약 5분간의 입장 발표를 마무리했다.

내정자 신분으로 국방부 청사에서 입장 발표가 이뤄진 때문인지 이날 브리핑룸 벽의 국방부 마크는 김 내정자의 발표 중에는 파란색 커튼으로 가려졌다.

이날 갑작스러운 입장 발표에 대해 일각에서는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 이날 입장 발표가 김 내정자 측의 독자 기획인지 아니면 청와대와 조율된 것인지를 놓고도 설이 분분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통합당 안규백 의원은 “아직도 (김 내정자가) 민심과 군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같다”며 “무엇이 정도이고 무엇이 무인다운 길인지 알아야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갑작스러운 입장 발표와 관련, 김 내정자가 300여회 정독했다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공기무비’(功基無備·예상하지 못한 곳을 공격한다), ‘출기불의’(出基不意·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나간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손자병법의 대가에게 허를 찔린 기분”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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