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후보단일화 ‘4대 승부처’ 주목

文-安 후보단일화 ‘4대 승부처’ 주목

입력 2012-09-26 00:00
업데이트 2012-09-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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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ㆍ영호남 민심ㆍ40대 선택이 관건

연말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야권 후보 단일화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5일 대선 완주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저는 지난주 수요일(대선 출마를 선언한 19일)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라 버렸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하면서부터다.

이 발언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없는 대선 완주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자 안 후보 측은 “단일화를 한다, 안 한다는 식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나선 ‘국민대표’의 결단을 드러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의 동의라는 단일화의 전제조건은 변화가 없는 만큼 여전히 단일화 문(門)은 열려 있는 셈이다.

대선 후보 등록인 11월 하순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두 후보가 ‘3자 대결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 후보 단일화 물밑 접촉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단일화 성사시 어느 후보가 결선행 ‘최종티켓’을 거머쥘지는 결국 지지율, 영ㆍ호남 민심, 40대 선택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율 = 야권 후보 단일화의 최종 열쇠는 결국 지지율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민 여론이 반영되지 않은 단일화는 설령 성사되더라도 효과가 약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탈락 후보의 지지층이 최종후보로 이동하지 않고 이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도 성향의 무당파로부터 두터운 지지를 받는 안 후보가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문 후보가 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지율은 단일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현격히 벌어지면 ‘아름다운 양보’ 또는 담판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에 즈음한 시점까지 두 후보가 팽팽한 박빙 승부를 이어간다면 여론조사나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가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 안 후보가 선거 캠프 인선과 정책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차별화를 꿰하는 것도 지지율을 한껏 끌어올리려는 계산에서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지율이 낮은 후보가 높은 후보에게 양보하라고 하면 설득력이 없게 된다”며 “단일화 시점의 당선 가능성이 최우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민심 = 야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을 선점하는 쪽이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호남 표심을 둘러싼 양측의 쟁탈전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호남은 지난 2002년 민주당 경선에서 영남 출신의 노무현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등 고비 때마다 ‘전략적 선택’을 해 온 곳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무소속임에도 불구, 민주당 소속의 문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민주당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 후보가 지난 25일 이희호 여사 예방에 이어 추석 연휴 직전인 27∼28일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하는 등 구애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 후보로선 참여정부 시절 호남과 벌어진 간극을 좁혀야 하는 것도 급선무다.

안 후보도 추석 연휴를 전후해 호남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처가가 전남 여수다.

야권 관계자는 “수도권의 야권 지지층 상당수도 호남에 기반을 둔 상황”이라며 “호남의 선택을 누가 받느냐가 단일화 과정에서도 풍향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PK(부산ㆍ경남) 민심 = PK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 여부는 야권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엿보게 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어 두 후보 모두 각별히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선에서 야권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려면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에서 중도 표심을 파고들면서 보수층의 균열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권의 한 인사는 “PK 지역에서 지지율이 높을수록 본선에서의 표 확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어 단일화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호남뿐 아니라 PK에서도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고 있다.

특히 두 후보 모두 부산 출신인 점 때문에 PK 민심을 잡으려는 경쟁은 흥미를 더하고 있다. 친여(親與) 일변도였던 PK민심이 동요 조짐을 보인다는 것도 두 후보로선 공략 포인트다.

당장 PK내 민주개혁진영의 표심을 선점하려는 두 후보의 신경전이 뜨겁다.

안 후보는 26일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이어 대선 출마 후 처음으로 고향인 부산을 찾아 하룻밤을 보낼 예정이다.

부산이 지역구인 문 후보는 연휴 기간 경남 양산과 부산 영도를 찾는다.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할 것으로 보인다. ‘노풍’(盧風)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40대 선택 =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세대별 지지층은 엇갈린다. 2030세대는 안 후보, 5060세대는 문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지난 21∼22일 세대별 유권자들에게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50∼60대 장년층은 문 후보를, 20∼30대 청년층은 안 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세대별 지지율은 ▲20대 30.4% 대 61.6% ▲30대 41.1% 대 50.8% ▲50대 53.4% 대 35.3% ▲60대 이상 43.0% 대 32.4%로 나타났다.

그러나 40대는 46.6% 대 44.2%로 엇비슷했다. 결국 40대의 지지를 끌어내는 후보가 최종후보로 낙점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40대는 역대 선거에서도 실리적 투표 성향을 보이면서 당략을 결정하는 ‘스윙 보터’ 역할을 했고, 유권자 비중도 가장 크다.

행안부에 따르면 연말 대선 유권자 비중은 40대가 21.9%로 가장 많은 상황이다. 이어 60대 이상(20.7%), 30대(20.4%), 50대(18.9%), 20대(16.4%) 순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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