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승계 외형상 순탄..안정적으로 보기 어려워”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24일 북한의 리영호 군 총참모장 해임에 대해 “선군(先軍) 정치가 선민(先民) 정치로 넘어가는 징후인지 개혁ㆍ개방을 의미하는지 속단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1세기 제주포럼’ 특강에서 “제비 한 마리가 봄을 가져오지 않듯이 그것이 북한의 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지도부가 다 모인 자리에서 미키마우스 공연이 이뤄진다고 해서 그것이 마치 개혁ㆍ개방의 신호탄이라고 확대하여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언급은 군부 강경파로 알려진 리 총참모장 해임 등을 계기로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본격적인 개혁ㆍ개방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과 관련, 북한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류 장관은 김정은 체제에 대해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큰 무리 없이 권력승계 과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외형상이라고 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반드시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닌 근본적으로 권력안정이 있을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북한의 민생경제가 침체와 도탄에 빠진 지 오래됐고 지금도 북한 전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북한 경제는 스스로 자립하기 쉽지 않고 핵무장 노력과 장거리미사일 개발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면서 고립돼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권력승계가 이뤄지고 있으니까 외형상 순탄하기는 하나 안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에 대해 “성공과 실패를 회담 개최나 교류만으로 측정한다면 성공과 실패의 결정을 북한이 하게 된다는 점에서 정책의 성패에 관한 열쇠를 북한에 넘겨주는 사고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상적인 남북관계는 교류협력과 대화도 계속해야 하지만 북한이 뭐라고 하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북한이) 남한과 관계를 개선하기보다는 현상유지를 하는 상황이고 새로운 권력에 대해 충성경쟁을 하다 보니 남한에 대해 욕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나는 욕으로 생각하지 않고, 적극적으로는 관심의 표시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통일재원 마련을 위한 ‘통일항아리’ 성금 모금에 대해 류 장관은 “항아리에 모인 (통일) 의지는 통일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의 통일의지가 결집하여 담긴다면 핵폭탄보다 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