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도종환 시(詩) 삭제’… ”현대판 분시갱유”

민주, ‘도종환 시(詩) 삭제’… ”현대판 분시갱유”

입력 2012-07-09 00:00
수정 2012-07-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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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은 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도종환 의원의 시(詩)를 중학교 국어 검정교과서에서 삭제하도록 권고한 것을 ‘현대판 분시갱유’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당사자인 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단지 정치인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교과서에서 작품을 빼도록 강요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편견”이라며 “정치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일에 교육 당국이 앞장서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도 의원은 “정치를 하기 위해 이런 부당한 처사와 불이익을 감수해 한다면 어떤 문인, 화가, 영화인이 문화예술계를 대변하려 하겠는가”라며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 의견을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도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김춘수 시인도 11대 민정당 전국구 의원이었다”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로 시작하는, 온 국민이 사랑하는 ‘꽃’도 교과서에서 빼야하나”라고 밝힐 계획이다.

‘시 쓰는 정치인’으로 유명한 대선주자인 김영환 의원은 “도 의원의 시를 삭제한 사건은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에 필적하는 현대판 분시갱유(焚詩坑儒)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주호 교과부장관은 관련자 문책 등 응분의 책임을 지고 원상회복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고, 시인이 정치하는 것을 탄압하고, 정치인이 시를 쓰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권고 이유가 교육과정이나 특정 정당이나 종교, 인물을 선전하거나 정치적 편견이 담겨서는 안된다는 이유라는데 참으로 황당하다”며 “국민이 사랑하는 도 의원의 시가 정치선전문이라도 된다는 말이냐”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시에 정치 논리를 들이대는 교육과정평가원의 황당한 정치 논리가 아이들의 학습권과 감수성을 침해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교육과정평가원은 도종환 시인의 작품 삭제 방침을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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