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이송 ‘주먹구구’…환자상태 악화”

“응급환자 이송 ‘주먹구구’…환자상태 악화”

입력 2011-07-18 00:00
수정 2011-07-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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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응급의료체계 실태 감사 결과

응급환자의 상태와 관계없이 구급차 출동과 이송병원 선정이 이뤄지는 등 응급의료체계가 허술해 환자가 적정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상태가 악화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작년 11월∼지난 1월 보건복지부와 소방방재청을 대상으로 응급 의료체계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소방본부에서 응급환자 신고를 받으면 의식 유무 등 의학적 긴급도를 판단한 뒤 중환자용과 일반용 중 적합한 구급차를 출동시켜야 하는데 현재는 이런 판단 없이 단순히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구급차를 출동시키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08년∼작년 9월 구급차로 이송한 환자 502명에 대한 전문가 자문 결과 환자 435명 중 88명(20.2%)은 중환자용 구급차가 출동했다면 상태가 호전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응급 환자를 이송할 병원에 대한 적정한 기준도 없어 의학적 판단이 아닌 환자나 보호자가 요구하는 곳으로 이송하는 경우가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표본조사 결과 환자 459명 중 121명은 병원 선정이 적절하지 않았고 이중 82명은 이송할 병원을 제대로 선정했다면 상태가 더 나아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감사원은 방재청에 환자 긴급도 분류ㆍ구급차 다중출동시스템을 도입하고 이송병원 선정 절차 등을 마련하도록 했다.

아울러 응급구조사가 준수사항을 어겨도 이를 강제하는 법령이 없고 지도의사와 응급구조사간 중계시스템도 없는 등 제도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09년 119구급대가 이송한 환자 중 1천123명은 관절염 재활치료 등의 이유로 한해 동안 구급서비스를 2만2천616차례 이용하는 등 비응급환자 이송 비율이 29%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시간 응급환자 진료를 위해 작년 현재 응급의료기관 470곳을 지정했지만 근무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고 복무 점검도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특별히 중증질환자의 진료를 위해 지정된 특성화병원 7곳을 점검한 결과 외국 출장 기간인데도 당직을 한 것처럼 해 수당을 챙기는 등 7곳 모두 전문의가 당직일에 의료기관 내에 상주하지 않았고 긴급호출에도 응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복지부와 방재청이 합의를 통해 응급의료서비스 종합개선안을 마련하도록 했으며, 두 기관에 합의사항을 차질없이 이행하라고 통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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