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나의 꿈

입력 2012-09-09 00:00
업데이트 2012-09-0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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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소외계층 자녀들을 돕는 단체인 CJ 나눔재단 식구들과 멀고 먼 ‘천사의 섬’에 다녀왔습니다. 전남 신안군 팔금도의 팔금초등학교. 신안군엔 무인도까지 포함해 1,004개의 섬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섬들에 천사의 섬이란 별명을 붙였다고요. 그런 것도 모르고 새벽부터 여덟 시간을 기차 타고 배 타고, 다시 또 자동차 타고 힘들여 찾아가면서 ‘역시 천사(天使)들이 사는 섬은 이렇게나 멀리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간 목적은, 도시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은 낙도(落島)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꿈’이란 주제로 글쓰기, 그림 그리기 대회를 열어 학용품도 나눠주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눠보자는 것이지요.

병설유치원생들까지 모두 31명이 참여했고 전 글짓기를 책임졌습니다. “나의 꿈이 만약 대통령이라면 이미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하고 매일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상상해보세요. 축구 선구라면 지금 메시나 박지성 형과 어떻게 축구를 하고 있을지를 생각해보세요.” 제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재빨리 손을 움직일 것이라 기대했는데, 모두들 눈만 멀뚱거리고 있었습니다. ‘나의 꿈’이라고 하면 대통령, 의사, 변호사,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만 말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구체적으로 무얼 어떻게 할 것인지 적어보라니…. 당황하는 눈치였습니다.

시간은 째깍째깍 잘도 갔습니다. 시계 초침이 한 칸씩 나아갈 때마다 아이들의 눈도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고, 연필로 꾹꾹 눌러쓴 원고지는 한 장 두 장 쌓여갑니다. 어느새 아이들의 꿈이 심사위원인 제 책상 위에 모두 놓였습니다. 누구에게 장원을 주느냐는 이미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도 최고의 선생님이 되어 새로 전학 온 아이들을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한 2학년 서연우에게 장원을 줬습니다. 연우 자신도 무척 놀랐나 봅니다. 예상치 못한 기쁨을 전혀 숨기지 못하네요.

아이들의 꿈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역시 은퇴 후의 꿈에 훌쩍 다가간 느낌입니다. 역시 꿈꾸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발행인 김성구(song@isamt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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