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우리 엄마 떠올라 눈물이 찔끔

다정한 우리 엄마 떠올라 눈물이 찔끔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6-02-05 16:36
수정 2016-02-0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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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해서 다정한 다정 씨/윤석남 지음·그림/한성옥 구성/사계절출판사/64쪽/1만 8000원

“엄마를 둔 딸이어서, 딸을 둔 엄마여서 행복하다”는 고백이 그림 속에서 찰방거린다. 아홉 살 소녀가 오줌을 찔끔 지릴 만큼 눈부시던 엄마. 답삭 안아올린 엄마가 너무 가벼워 투두둑 눈물 떨구는 딸. 엄마와 달리 일이 사랑보다 먼저라는 딸에게 ‘어마나 좋아’ 반기는 엄마.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 씨’는 이렇게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헌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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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엄마를 그리고 싶어 마흔에 화가가 된 윤석남이 그리고 쓴 책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영국 현대미술의 메카인 테이트 모던에서 그의 작품을 사들여 화제가 된 윤석남은 2001~2003년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검은 자루 속에 숨어 숨죽이던’ 그 시간에 쓰고 그린 에세이와 드로잉들이 책의 재료가 됐다. 200여점의 드로잉 가운데 32점을 골라 어울리는 글과 짝을 맞췄다. 이 작업은 미국에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며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뉴욕 일러스트레이터협회상 등을 수상한 한성옥 작가가 지휘했다.

시 같기도 일기 같기도 한 작가의 글편들은 나에서 가족, 이웃으로 가지를 뻗어나가며 ‘엄마’라는 소실점으로 회귀한다. 이 소실점은 스스로를 살필 겨를도 없는 어른들에게 절실한 피난처가 되어준다.

엄마가 너무 가벼워져 우는 딸에게 엄마는 “에미야, 우지 마라. 그 많던 걱정 근심 다 내려놔서 그렇니라” 위로한다. “너 안에 나, 나 안에 네가 있음에 살아 있어 너를 보는 것이 행복하구나”라는 엄마의 담담한 고백은 따스하면서도 저릿하다. 참으로 엄마는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 씨’가 맞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6-02-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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