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제국’ 또 다른 천재들의 삶과 철학

‘애플제국’ 또 다른 천재들의 삶과 철학

입력 2014-04-12 00:00
업데이트 2014-04-1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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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아이브/리앤더 카니 지음/안진환 옮김/민음사/420쪽/2만원

미친듯이 심플/켄 시걸 지음/김광수 옮김/문학동네/380쪽/1만 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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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먹혔다.” 애플의 혁신은 이 말로 압축된다. 꼭 필요해 보이던 배터리 교체 방식이 아니더라도, 내구성이 더 높은 플라스틱이 아니더라도,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디자인 전략이 있긴 하나 싶을 만큼 외관이 단순하더라도, ‘먹혔다’는 건 그만큼 강렬한 매혹의 요소를 품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스티브 잡스가 있었다. 그리고 애플 디자인의 정체성을 구축한 조너선 아이브 디자인 총괄 수석부사장, 애플의 상징 ‘i’의 창안자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켄 시걸이 양축을 이뤘다. 두 사람의 삶과 철학을 조명한 책이 나란히 번역돼 출간됐다. 언론인 리앤더 카니가 쓴 ‘조너선 아이브’와 시걸이 자신과 잡스의 일화를 공개한 ‘미친 듯이 심플’이다.









잡스는 아이브를 두고 “나를 제외하고 회사의 운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그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거나 상관 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그만큼 창의성 영역에서 절대적인 계승자이자 스타 디자이너이다. ‘조너선 아이브’는 그 역할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아이브의 이야기다. 아이브는 “이 부분이 필요한가? 그것을 유지해서 다른 네 부분의 기능을 수행하게 할 순 없을까?”라는 고민으로 간결한 디자인을 완성하고, “물건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을 디자인한다”는 철학으로 디자인을 발전시켰다. 책에는 그 과정이 세세하게 담겼다. 더불어 책은 영국 디자인 교육의 발전을 이끈 그의 아버지 마이크 아이브의 유연한 교육방식, 다른 가치를 가졌던 애플사의 내밀한 디자인 탄생기까지 촘촘히 전개했다.

잡스의 오랜 조언자 역할을 한 시걸은 ‘미친 듯이 심플’에서 혁신을 가능하게 한 단순함의 11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냉혹’ ‘최소’ ‘가동성’ ‘앞서’ ‘전쟁’ 등으로 압축되는 원칙을 빌려 잡스의 경영방식과 애플의 본질을 풀어낸다. 세간의 오해와 추측, ‘i’의 브랜드가 나오기까지 얽힌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애플 제국’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는 재미와 ‘세상을 바꾼’ 생각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책들이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2014-04-1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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