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암행어사’ 미슐랭 평가위원의 비밀…“포크를 떨어뜨린다?”

‘프랑스 암행어사’ 미슐랭 평가위원의 비밀…“포크를 떨어뜨린다?”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3-23 15:37
수정 2016-03-2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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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델마스 미쉐린 가이드 사업부 아시아 태평양 총괄 부사장이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슐랭 가이드 서울편 발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쉐린 코리아 제공
베르나르 델마스 미쉐린 가이드 사업부 아시아 태평양 총괄 부사장이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슐랭 가이드 서울편 발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쉐린 코리아 제공
남자 둘이 한 식당에 저녁 7시 30분로 예약을 한 뒤 30분 간격으로 시간차를 두고 들어옵니다. 자리에 앉아 코스와 단품을 주문하고 와인 반병과 생수 2잔을 시킵니다. 특히 주문한 뒤 포크를 바닥에 살짝 내려놓고 종업원의 반응을 살펴보는데요. 이 식당의 서비스 정신을 시험해보기 위해서죠. 이 남자들은 바로 미슐랭 평가위원입니다.

지난해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더 셰프’에서 묘사한 미슐랭 평가위원의 모습입니다. 미슐랭 코리아가 지난 10일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서울편’ 발간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미슐랭 평가위원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미슐랭 평가위원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23일 미쉐린 코리아에 따르면 미슐랭 평가위원의 기본 원칙은 절대로 신분을 알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반 고객처럼 식당을 찾아와 식사를 하고 점수를 매기죠. ‘프랑스판 암행어사’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포크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미 다들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요.

미슐랭 가이드 평가위원(Inspector)은 1930년대부터 생겼습니다. 모든 평가위원들은 미슐랭 그룹의 정규직으로 채용됩니다.

평가위원들은 공정한 평가를 위해 6개월 넘게 엄격한 도제식 훈련을 받습니다. 미쉐린 본사는 평가위원이 누군지 절대 알려주지 않습니다. 국적이나 성별도 비밀이죠. 그동안 한국인 평가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베르나르 델마스 미쉐린 가이드 사업부 아시아 태평양 총괄 부사장은 “신분을 감춘 평가원들이 수개월에 걸쳐 서울 시내 거의 모든 식당을 엄밀·공정하게 누빈 뒤 레스토랑 평가서 ‘레드 가이드’를 연내에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평가위원들은 5가지의 기준을 바탕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에 대한 완벽성, 요리의 개성과 창의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통일성과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 등이 기준입니다.

프랑스판 암행어사의 비밀 출두에 대비해 이미 국내 호텔은 잔뜩 긴장한 모습입니다. 언제 올지 모르니까요.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이미 왔다 갔다는 얘기도 있고 아직 안 왔다는 얘기도 있어서 너무 혼란스럽다”며 “별을 받아도 몇 개를 받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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