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과 응답> 美 아카데미상을 왜 오스카상이라고 할까

<의문과 응답> 美 아카데미상을 왜 오스카상이라고 할까

입력 2016-02-13 12:58
수정 2018-02-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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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오는 28일(현지시간) 막을 올리는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최대 영화상인 아카데미상의 정식 명칭은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상이다. 그러나 ‘오스카(Oscar)상’이라고 많이 부른다. 왜 그럴까.

수상자에게는 높이 34㎝, 무게 3.8∼3.9㎏의 황금빛 남성 나상(裸像) 트로피를 주는데, 이 트로피를 오스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그 유래다.

트로피의 모양은 영화 필름을 감는 릴 형태의 받침대 위에 중세 기사 느낌의 남성이 가슴 높이까지 오는 장검을 두 손으로 짚고 있다. 이 남성의 애칭이 바로 오스카.

아카데미상 트로피가 오스카라는 별칭을 얻은 데는 크게 세 가지 설이 전해진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협회(AMPAS) 도서관 사서였다가 훗날 고위직까지 오른 마거릿 헤릭 여사가 1931년 초보 사서 시절 도서관 책상 위에 있는 황금상을 보고 자신의 삼촌 오스카와 닮았다고 말한 것이 기원이라는 설이 있다.

또 1920년대 할리우드 여배우 벳 데이비스가 트로피를 뒤에서 봤을 때 첫 남편 하먼 오스카 넬슨과 똑 닮아 오스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1934년 할리우드의 한 칼럼니스트가 글을 쓰다가 아카데미상을 늘 ‘그 상’(The Statuette)이라고 표현하는데 싫증을 느껴 오스카라는 이름을 고안했다는 설도 있다.

오스카상이라는 칭호가 점차 범용적으로 쓰이자 아카데미 측은 1939년 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였다.

오스카상 수상자에게 따로 주어지는 상금은 없지만, 청동 재질에 24캐럿 금으로 덧씌운 트로피의 금전적 가치는 약 500달러(약 60만원)에 이른다.

오스카상은 전년도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봉해 일주일 이상 상영된 미국 영화와 미국에서 상영된 외국 영화를 대상으로 아카데미협회가 매년 봄에 시상한다.

1927년에 협회가 처음 창설돼 1929년 5월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할리우드 루스벨트호텔에서 열렸다. 시상식은 1934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협회 창설 당시 회원이 20여명에 수상 부문도 11개에 불과했으나, 현재 24개 공식 수상부문에 배우·작가·제작자·감독·영화음악가·영화기술자 등 회원이 6천명이 넘는다.

특히, 협회는 지난해 영화감독 임권택·봉준호, 배우 최민식·송강호, 애니메이션 캐릭터 전문가 김상진 등 한국인 5명을 처음으로 신입 회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수상작 선정은 먼저 각 부문 해당 회원들이 기명 투표에 의해 다섯 편(명)의 후보를 뽑고 나서 시상식이 열리기 6주 전에 발표를 한다.

최종 투표는 현역에서 활약하는 약 400명의 회원이 무기명 투표로 최종 선정한다.

오스카상의 가장 큰 상인 ‘빅 5’는 작품, 감독, 남우주연, 여우주연, 각본상을 말하고, ‘그랜드슬램’은 각본을 뺀 나머지 네 개 상을 수상한 작품을 뜻한다.

1959년 ‘벤허’, 1997년 ‘타이타닉’, 2003년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 각각 11개 부문에서 수상해 역대 최다 부문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은 작품상 등 후보로 지명된 모든 부문을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오스카상은 칸, 베를린, 베니스처럼 국제영화제가 아닌 미국 내 영화상이다.

대중적 흥행성을 중시하지만, 예술적 독창성을 지향하는 지점에서 그 권위와 힘이 나온다.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극장에 내걸릴 수 있는 배급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오스카상은 미국적 사고방식에 편향돼 있고, 백인 중심이라는 비판도 함께 따라다닌다.

특히, 최근 시상식을 앞두고 지난해와 올해 연기상 부문에 유색인종 후보자가 한 명도 없는 사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년간 남녀 주연, 남녀 조연 등 4개 연기 부문에 지명된 후보 각 5명씩 총 40명이 모두 백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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