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관모 등 초기 백제 유물들 화성서 첫 발굴

금동관모 등 초기 백제 유물들 화성서 첫 발굴

입력 2014-05-27 00:00
수정 2014-05-2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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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5C 전 한성백제 본거지… 중국과의 교역 주요 루트 추정

경기 화성에서 백제시대 금동관모와 금동신발, 금제 귀걸이, 둥근고리 큰칼(환두대도), 마구류 등 고급 유물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발굴 전문 기관인 한국문화유산연구원과 문화재청은 화성 향남2지구 동서간선도로 예정지의 삼국시대 덧널무덤(목곽묘)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유물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하남 위례성에 도읍을 두었던 한성백제에서 웅진(공주)·사비(부여)백제 시대로 넘어가는 4~5세기 유물들이 경기지역에서 처음 출토됐다는 점에서 사료 가치가 크다.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이 경기지역에서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단은 “5세기 이후 백제의 본거지였던 충청권에선 이들이 상당수 출토됐으나, 초기 한성백제의 본거지인 경기권에서 발굴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출토품 중에는 목관에 쓰인 꺾쇠와 관못 등 목관 제작 방법을 알 수 있는 유물도 다수 포함됐다. 학계에서는 이 유물들을 백제 조정이 지방세력에게 권위의 징표로 내려준 ‘위세품’으로 보고 있다. 위세품은 희귀한 물건을 독점해 신분을 과시할 때 사용했던 것으로, 2003년 공주 수촌리 유적에서 비슷한 유물이 대거 발굴되면서 백제의 영역을 구분 짓는 단초가 됐다.

조사단은 “이곳의 목관 결구 방식은 공주 수촌리 고분군과 비교 대상”이라며 “목곽 모서리에 철정이라고 하는 덩이쇠를 묻는 방식은 오산 수청동 고분군, 서산 기지리·부장리 고분군과 매우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은석 문화재청 연구관은 “금동관모, 금동신발 등 유물은 4~5세기 화성 일대가 백제의 주요 거점이었음을 알려 주는 동시에 백제가 중국과 교역하던 주요 루트였다는 사실을 추정하게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05-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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