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영 “’추적자’로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아”

장신영 “’추적자’로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아”

입력 2012-07-21 00:00
업데이트 2012-07-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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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보좌관 신혜라로 연기 변신

“많이 컸죠. 연기적으로 이렇게 많이 얻어가는 작품은 ‘추적자’가 처음이에요.”

배우 장신영(28)의 얼굴에서는 뿌듯함이 묻어났다.

쉽지 않은 작품을 무사히 마쳤다는 배우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작품에 대한 애착이 그의 표정에 배어있었다.

그럴 만도 했다. SBS ‘추적자’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흔든 드라마이자 배우 장신영의 가능성을 엿보게 해준 작품이었다.

최근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장신영은 “사람들한테 너 정말 혜라가 된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장신영이 연기한 신혜라는 냉철하고 지적인 인물로 자신의 가족과도 같은 대권주자 강동윤(김상중 분)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포기를 모르는 강인함을 보여줬다.

쉽지 않은 역할이었던 만큼 초반에는 마음고생도 많았다.

그는 스스로 “내공이 부족했다”고 했다.

”이런 보좌관 역할이 처음이고 말투도 딱딱하고 감정의 변화없이 연기해야 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인터넷 연관 검색어에 연기력 논란이 나와서 속이 많이 상했죠.”

그에게 힘이 된 것은 대선배들이었다.

그는 “김상중 선배님이 잘하고 있으니 지금처럼만 하라고 용기를 많이 주셨다”며 “혜라의 캐릭터를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선배의 도움이 컸다”고 김상중에게 공을 돌렸다.

혜라가 서회장(박근형)과 직접 맞붙었던 10회는 부담이 컸던 만큼 배운 것도 많았다.

그는 10회를 찍으면서 ‘죽을 뻔했다’고 했다. 스스로 ‘10년 연기인생의 고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단다.

”대사 분량이 그렇게 많은 게 처음이었어요. 촬영 중간중간 대본이 나와서 대사 외우기 급급한 상황이었는데 박근형 선생님이 지도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러면서 많이 배웠죠. 주변에서 10회 때 연기가 확 는 게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그에게 혜라는 어떤 인물일까.

”알 수 없는 인물인 것 같아요. 욕망과 꿈이 많은데 조용히 그런 걸 숨기잖아요. 아버지에 대한 가슴 아픈 사연까지 꿈으로 표현하고 싶은 여자였던 것 같아요.”

혜라와 별로 닮아 보이지 않는 그에게 닮은 점을 묻자 그는 ‘욕심’이란 단어를 꺼냈다.

”욕심이 있는 건 닮았어요. 저는 연기에 대한 욕심이지만요. 작품을 하면서 연기욕심이 더 커졌어요. 다양한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애초 이 작품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도 해보지 않은 역할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전작 SBS 일일극 ‘태양의 신부’에서 주연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배우 입장에서 이번 역의 비중이 작아보일 수도 있었다.

”처음에 감독님이 역할이 너무 작아서 고민을 했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나는 전설이다’로 인연을 맺은 김형식 감독(SBS ‘유령’ 연출)님이 빛나는 역할이니 잘할 수 있을 거라며 꼭 해보라고 하셨어요. 시놉시스를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는 “처음에 역할 설명에 지적이고 분위기가 섹시한 여자라고 써 있어 감독님과 미팅하면서 ‘캐스팅 잘못하신 게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애초 시놉시스에 혜라는 12회 때 총을 맞아 죽는 것으로 설정됐다. 혜라가 끝까지 살아남았으니 그로서는 생명 연장이 된 셈이다.

”촬영하면서 10부 때 죽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았어요. 그런데 10부 때 안 죽고 대사만 너무 많더라고요.(웃음) 나중에 물어보니 죽일 시기를 놓쳤다던데 저한테는 영광이었죠. 좋은 작품을 끝까지 살아서 함께 했으니까요.”

’추적자’에는 숱한 명대사들이 등장했다.

장신영은 혜라의 명대사로 15회에 나온 ‘후보님도 저도 최선의 선택을 한 거다. 우리한테 놓인 선택지가 우릴 그렇게 만든 거다’를 꼽았다.

그는 “그 말이 1-15회 때까지 우리 행동을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며 “혜라는 강동윤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했고,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신영은 박경수 작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종방영 때 처음 뵈었는데 정말 소탈하고 순박하시더라고요. 선배님들도 근래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처음 본다며 칭찬을 많이 하셨어요. 정말 인물 하나하나 다 의미를 담아주고 대사가 감정에 와닿게 잘 써주셨어요. 처음부터 흔들림없이 작품의 의도가 뭔지를 잘 보여주신 것 같아요.”

장신영은 2001년 미스 춘향선발대회에서 현으로 뽑히면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그동안 ‘겨울새’ ‘집으로 가는 길’ ‘여제’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비련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이제 웃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통통 튀고 밝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큰 역할이 아니어도 돼요. 작지만 임팩트 있는 역할도 괜찮아요.”

한 달만 쉬어도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그는 어느 때보다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차 보였다.

현재 5살배기 아들을 둔 엄마이자 데뷔 11년차인 배우로서 그는 “작품에 피해가 가지 않게끔 내 역할을 소화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여기에는 현재 자신의 위치에 대한 판단도 작용했다.

”제 또래 여배우들이 거의 없어요. 저는 톱스타도 아닌 중간이라고 해야 하나. 중간에 그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난 어디로 가야 하나. 지금은 그저 열심히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의 꿈은 10년 뒤에도 연기력으로 살아남는 배우가 되는 것.

”’추적자’를 통해서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아요. 정말 연기 잘하는 분들과 함께 일하다 보니 제가 많이 부족하고 어설펐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앞으로는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로 평가받고 싶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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