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이례적 TV 인터뷰로 ‘소통’

교황, 이례적 TV 인터뷰로 ‘소통’

입력 2011-04-23 00:00
업데이트 2011-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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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조율로 민감한 질문 통제돼 비판도

’예수 수난일(Good Friday)’인 22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질문-응답 형식의 TV 인터뷰로 세계인과 소통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질문과 응답이 사전에 조율돼 가톨릭 교회의 성추문 등 민감한 사안은 다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뉴스통신 AFP, dpa와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이탈리아 국영TV 채널인 ‘RAI 우노’를 통해 방영된 인터뷰에서 일본의 어린이 등으로부터 받은 7개 질문에 답했다.

비록 생방송이 아닌, 사전에 녹화된 프로그램이었으나 교황이 대중으로부터 질문을 받아 이에 답하는 형식의 TV 인터뷰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가장 먼저 도호쿠(東北)대지진이 발생했을 때의 공포감을 생생하게 소개한, 엘레나(7)라는 이름의 일본 어린이로부터 “왜 그렇게 두려워 했을까요? 왜 어린이들이 그렇게 슬퍼할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교황은 “너처럼 무고한 사람이 고통받는 것처럼 예수도 고통을 겪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단다. 또한, 예수님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 진정한 하느님이 너와 함께 하신다”고 위로했다.

교황은 “우리가 여전히 (너의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슬픔에 빠져 있지만, 언젠가는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들이 2009년 부활절 일요일 이래 의식을 잃고 식물인간 상태에 처했다는 한 이탈리아 여성은 자기 아들의 영혼이 육체로부터 빠져나갔는지를 물었고 음악 애호가인 교황은 기타에 비유해 답을 던졌다.

교황은 “아마도 이 상황은 줄이 끊어져 더는 연주할 수 없게 된 기타에 비유할 수 있겠다. 육신이라는 도구는 이처럼 깨지기 쉽고 약하다. 영혼이 비록 연주를 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교황은 그러면서 “어머니가 매일 아들 곁을 지키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가장 슬픈 상황에 처해서도 인명을 존중하는 행위”라고 높이 평가했다.

인터뷰에서 교황은 이 밖에도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정정불안, 중동 지역에서의 기독교인 박해, 코트디부아르 폭력 사태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고통을 받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폭력을 버리고 대화를 통해 평화를 추구하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 사회를 본 로사리오 카렐로는 “기획 초기 단계에는 ‘미친 짓’으로 보였지만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스타일 속에서 뭔가 특이한 점을 봐 최소한 시도는 해보자고 뜻을 모았는데 교황이 우리의 제의를 수락해 주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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