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소녀 공개한 보코하람 “조직원과 교환하자”

납치소녀 공개한 보코하람 “조직원과 교환하자”

입력 2014-05-13 00:00
수정 2014-05-13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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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만에… 잡혀간 나이지리아 여학생들 “무슬림으로 개종했어요”

여중생 276명을 납치한 나이지리아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12일 여학생 130여명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공개했다. 영상 속 인물이 납치된 학생들이 맞다면 학생들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지난달 14일 피랍 이후 29일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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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12일 자신들이 납치한 여학생 130여명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공개했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던 여학생들은 비디오에서 히잡을 쓰고 손바닥을 하늘로 향한 채 기도를 하고 있었고, 일부는 인터뷰에서 “무슬림으로 개종했다”고 말했다. 비디오가 촬영된 시간과 장소는 밝혀지지 않았다. AFP 연합뉴스
나이지리아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12일 자신들이 납치한 여학생 130여명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공개했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던 여학생들은 비디오에서 히잡을 쓰고 손바닥을 하늘로 향한 채 기도를 하고 있었고, 일부는 인터뷰에서 “무슬림으로 개종했다”고 말했다. 비디오가 촬영된 시간과 장소는 밝혀지지 않았다.
AFP 연합뉴스


보코하람은 특히 “감옥에 갇힌 우리들의 조직원을 풀어 주지 않으면 이들도 풀어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협상의 뜻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소녀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정부는 즉각 “학생들과 죄수들을 교환할 뜻이 없다”며 협상을 거부했다.

보코하람이 AFP통신에 보낸 17분짜리 비디오에서는 검은색과 회색 히잡을 쓴 소녀들이 나무 아래 잡풀에 모여 앉아 기도를 하고 있다. 일부는 손바닥을 하늘로 향한 채 기도하고 있고, 일부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읽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 촬영된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소녀들이 스스로를 구속하고 있었다. 우리가 이들을 해방시켰다. 이들은 무슬림이 됐다”고 말했다. 비디오에는 3명의 소녀가 말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중 2명은 “크리스천이었다가 이번에 무슬림으로 개종했다”고 말했고, 나머지 1명은 “나는 애초부터 무슬림이었다”고 말했다. 소녀들 중에 몸에 상처가 난 이는 없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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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바카르 셰카우 AFP 연합뉴스
아부바카르 셰카우
AFP 연합뉴스
군복을 입고 자동소총을 든 셰카우는 “5년 동안 우리 형제들이 감옥에 갇혀 있다”면서 “형제들을 풀어 주지 않으면 우리도 이들을 풀어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국 BBC 방송은 “보코하람이 협상을 위한 첫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보코하람은 지난달 14일 보르노주 치복시의 공립 여자중등학교에 난입해 학생 276명을 납치했으며, 이 중 53명만 탈출에 성공했다. 치복시는 기독교인이 많이 모여 사는 곳으로, ‘기독교와 서양교육은 죄악’이라고 주장하는 보코하람의 타깃이 돼 왔다. 2009년부터 잔인한 테러집단으로 변질된 보코하람은 올해 들어서만 1500여명의 민간인을 죽였고, 수차례에 걸쳐 기독교 학교를 급습해 학생들을 살해하고 여학생들을 납치했다. 이번에 납치된 276명 중 130여명이 비디오에 나오는 것으로 볼 때 이 단체는 납치 여학생들을 몇 개 그룹으로 나눠서 감금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학생들의 구출 작전을 지원하는 미국·영국 등은 보코하람의 근거지이자 학생들의 억류지로 추정되는 삼비사 숲을 정밀 수색하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4-05-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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