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총리 “코로나 긴급사태, 1개월 연장 검토 지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저녁 취재진을 만나 전국에 발효된 긴급사태를 1개월 정도 연장하는 안을 오는 4일 확정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2020.5.1 도쿄 교도=연합뉴스
3일 일본의 ‘헌법기념일’(제헌절)을 맞아 아사히신문이 실시·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정권 하에서의 개헌에 대해 응답자의 58%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찬성한다는 답변은 32%에 그쳤다. ‘반대’는 지난해 52%보다 6%포인트 올라갔고, ‘찬성’은 지난해보다 4%포인트 줄었다.
이는 아베 총리가 국가재정을 사적으로 이용한 ‘벚꽃을 보는 모임’ 파문, 자신의 측근을 검찰총장에 앉히기 위한 탈법적 검사장 정년 연장 등 의혹에 더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여온 무능한 대응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국민들이 그의 정치적 숙원인 개헌에 한층 더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제안한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방향의 헌법 9조 개정에 대해 찬성 41%, 반대 50%로 반대가 더 많았다. 특히 국회에서 개헌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72%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22%에 그쳤다.
교도통신이 실시한 비슷한 성격의 조사에서도 아베 총리 체제에서 개헌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찬성 의견을 크게 웃돌았다. 개헌의 필요성이 있다는 응답은 61%로, 필요없다는 응답(36%)보다 훨씬 많았으나 현 정권에서 개헌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40%에 그쳤고, 반대한다는 의견이 58%에 달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극우세력 ‘아름다운 일본 헌법을 만드는 국민모임’이 주최한 헌법포럼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개헌 결의에 흔들림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위대의 헌법 9조 명기에 대해 “자위대가 위헌이라는 이상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헌법상에 명확하게 자리매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이 단체가 2017년 개최했던 헌법기념일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2020년 개정 헌법 시행’과 ‘헌법 9조에 자위대 명기’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