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 그리스 난민캠프서 1500명 데려온다 “역시 선도국가”

독일 정부, 그리스 난민캠프서 1500명 데려온다 “역시 선도국가”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9-16 07:48
업데이트 2020-09-1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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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캠프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한 여인이 15일(현지시간) 섬의 수도 격인 미틸레네 마을로 통하는 도로 옆에서 빈약한 끼니를 준비하고 있다. 난민 당국은 화재로 노숙 생활을 하는 1만 2500명의 난민 가운데 6% 정도만이 이 섬의 다른 곳에 건설 중인 임시 수용시설에 수용됐다고 밝혔다. 미틸레네 AP 연합뉴스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캠프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한 여인이 15일(현지시간) 섬의 수도 격인 미틸레네 마을로 통하는 도로 옆에서 빈약한 끼니를 준비하고 있다. 난민 당국은 화재로 노숙 생활을 하는 1만 2500명의 난민 가운데 6% 정도만이 이 섬의 다른 곳에 건설 중인 임시 수용시설에 수용됐다고 밝혔다.
미틸레네 AP 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최근 대형 화재로 전소된 그리스의 난민 캠프에서 1500여명의 난민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ntv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난민 자격을 인정 받은 408가구 1553명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유럽연합(EU) 10개 회원국이 부모가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 난민 400명을 수용하기로 합의하는 데 프랑스와 함께 100~150명을 수용하기로 해 솔선했던 독일이 또다시 EU 선도 국가로서 모범을 보였다. 숄츠 장관도 “독일이 유럽에서 큰 책임감을 지닌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는 조치“라면서 EU 차원에서 난민 문제를 해결하도록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과 이튿날 모리아 캠프에서 두 차례나 대형 화재가 발생해 대부분의 시설이 불에 탄 뒤 1만명 이상의 난민이 한뎃잠을 자고, 인도적 위기에 부닥치자 이들을 데려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연정 소수파인 사회민주당은 수천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했고, 다수파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의원 10여명도 5000명의 난민을 수용하자고 촉구했다. 실질적으로 난민을 분산 수용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도 180여곳이 동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당인 녹색당과 좌파당도 폐허가 된 난민캠프에서 난민을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난민 수용의 주무부처인 내무부의 호르스트 제호퍼 장관이 난민 수용에 합의했다.

모리아 캠프는 최대 정원이 2757명이지만 네 배가 넘는 1만 26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그리스 최대 의 난민촌인데 이 나라에는 현재 3만명의 난민이 수용시설에 머무르고 있다.

한편 모리아 캠프에 불을 지른 것으로 의심받는 용의자 다섯이 수사당국에 체포됐다고 dpa 통신이 이날 전했다.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격리 조처에 불만을 품고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난민 정책 주무 부처인 시민보호부의 미칼리스 크리소코이디스 장관은 이날 국영 방송에 출연 “방화범들이 체포됐다. 그들은 나이 어린 이주민들이다. 다른 가담자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체포된 이들이 난민 신청이 거부된 아프가니스탄 출신 캠프 체류자들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미성년자 둘은 그리스 본토에서 검거됐다고 한다. 화재 직후 EU 지원 아래 그리스 당국이 본토 북부지역으로 우선 이송한 미성년자 난민 400명 가운데 섞여 들어간 것으로 추정됐다. 로이터 통신은 체포된 방화 용의자가 6명이라고 달리 보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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