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집에서 코로나19 ‘피난살이’를 하던 형제가 심심파적으로 할머니가 남긴 베개 등을 뒤져 찾아낸 골드바 둘 중 하나와 구입 증서.
루일락 경매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루일락 경매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화제의 주인공은 프랑스 파리의 남서쪽 벤돔 마을에 있는 할머니 집으로 옮겨온 60대 기업인과 열 살 안팎의 두 아들이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때문에 봉쇄령이 내려지자 가족은 파리의 작은 집보다는 마당이 딸린 돌아가신 할머니 집이 낫겠다 싶어 옮겨왔다. 아버지는 먼저 형제들에게 마당에다 나뭇가지와 잎사귀 등을 엮어 오두막을 꾸며 보라고 했다.
그 일도 끝나 형제가 또 심심해 하자 아버지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창고 방을 뒤져보라고 했다. 베개 두 개가 유난히 무거웠다. 현지 경매업자인 필리페 루일락은 BFM TV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 아이들은 특별히 관심이 돌아가지 않아 그냥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안돼 형제는 아버지에게 베개들이 이상했다고 털어놓았고 아버지가 가져와 보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 생전의 어머니가 아끼시던 칼집이 들어있나 보다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시세로 따져 10만 유로(약 1억 3500만원)는 받아낼 수 있는 골드바 둘이 나왔다고 영국 BBC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아버지는 루일락 경매에 거듭 문의했고, 사진 몇 장을 보내 진품이 맞다는 소식을 들었다. 각각 무게가 1㎏ 씩이었다. 경매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감정 가격은 하나에 4만 유로씩이다. 할머니가 함께 숨겨둔 구입 보증서에는 1967년 할머니가 구입했다는 사실이 기재돼 있었다.
마침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덕(?)에 골드바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루일락은“조금 더 오를 때까지 기다려보겠다. 최소 10만 유로는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이 난 두 형제는 탐험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했다. 루일락은 “아이들이 아빠에게 ‘노다지를 찾아 드릴게요’라고 큰소리를 치더라”며 웃었다. 그렇게라도 아이들이 계속 즐거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 아니겠느냐고 방송은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