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페 스페인 국왕, 부친에 주어지던 年 배당금 2억 7000만원 박탈

펠리페 스페인 국왕, 부친에 주어지던 年 배당금 2억 7000만원 박탈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3-16 10:08
업데이트 2020-03-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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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후안 카를로스(왼쪽) 전 국왕과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던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5월 후안 카를로스(왼쪽) 전 국왕과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던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펠리페 6세(52) 스페인 국왕이 지난 2014년 스캔들에 연루돼 자신에게 왕위를 물려준 후안 카를로스(83) 전 국왕에게 주어지던 왕실 배당금 혜택을 박탈했다.

왕실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매년 전 국왕에게 지급하던 19만 4000 유로(약 2억 6340만원)의 왕실 배당금을 더 이상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전 국왕이 고령에도 여전히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한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39년 왕좌에 앉았던 카를로스 전 국왕은 상당한 재산을 은닉한 혐의로 스위스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현지 언론들은 전 국왕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페이퍼 컴퍼니 계좌를 통해 1억 달러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물론 왕실은 이런 의혹 제기에 가타부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스페인 왕실 사정에 정통한 이들은 아들이 국왕이 아버지의 불미스러운 일들에 얽히고 싶지 않아 ‘거리 두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 부르봉 왕조의 후안 카를로스(왼쪽) 왕자가 지난 1971년 6월 10일 국가수반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과 마드리드에서 열린 전승 행사 도중 사열하고 있다. AFP 자료사진
스페인 부르봉 왕조의 후안 카를로스(왼쪽) 왕자가 지난 1971년 6월 10일 국가수반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과 마드리드에서 열린 전승 행사 도중 사열하고 있다.
AFP 자료사진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은 스페인 내전을 승리한 뒤 파시스트 독재자로 36년을 군림한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이 1975년 숨지자 이틀 만에 왕위에 올랐다. 프랑코 지지자들은 그가 절대군주제를 지켜줄 것을 바랐지만 입헌 군주제를 받아들여 의회에 권력과 권한을 상당 부분 넘겨주고 자신은 상징적 존재로 물러섰다. 카탈루냐와 바스크 같은 독립하려는 민족들을 다독여 진정시켰고, 1981년 군부 쿠데타를 사전에 와해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기 몇년 전까지 국민들에게 많은 신망을 얻었으나 2012년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사냥을 즐기는 등 사치를 누렸고, 막내딸 크리스티나 공주와 남편 이나키 우르단가린 부부의 부패 혐의에 연루돼 존경을 잃어 결국 선위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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